전 국민이 세금처럼 꼬박꼬박 매월 2500원씩 내는 KBS 수신료를 35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놓고 방송통신위원회가 고민에 빠졌다.
그러잖아도 새해 들어 물가인상 억제를 위해 공공요금 인상 시기를 늦추는 등 정부 전체에 비상이 걸려 있는 마당에 KBS가 수신료를 25%나 인상하면서도 KBS2 채널의 광고는 지금처럼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놔 방통위로서는 대국민 설득 명분을 찾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6일 방송통신위원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KBS가 지난해 11월 방통위에 제출한 수신료 25% 인상계획에 대해 오는 25일까지 방통위의 공식의견을 첨부해 국회에 제출하도록 시한이 정해져 있다. 이를 위해 방통위는 새해 들어 2차례 상임위원들 간 간담회를 열어 수신료 인상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수신료는 KBS이사회의 인상계획에 대해 방통위가 공식의견을 첨부해 국회로 전달하면 국회가 결정한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KBS가 25일 이전에 KBS2 채널의 광고를 폐지할 수 있도록 단계적인 광고 축소 계획을 밝히고 공영방송의 프로그램 질을 높이기 위한 대책 등 적극적인 자구책을 마련해 대국민 설득에 나서지 않는 한 방통위 상임위원들도 수신료 인상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제시하기 어려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방통위는 지난 2008년 출범 직후부터 KBS의 수신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혀 왔다. 대신 영국의 BBC처럼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영방송으로 자리잡기 위해 상업성을 탈피할 수 있도록 KBS가 전체 채널의 광고를 폐지하고 수신료 수익으로 질 좋은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자구책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게 방통위의 정책 방향이었다.
이 때문에 방통위는 줄곧 KBS를 향해 “국민이 수신료 인상을 인정할 수 있도록 자구책을 먼저 발표하고,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라”며 2단계 방안을 요구해 왔다.
그런데도 KBS는 지난해 스스로 광고를 줄이고, 직원들의 과도한 인센티브를 줄이는 한편 전국의 난시청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담은 자구책은 빼놓은 채 수신료 25% 인상 계획만 방통위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게다가 KBS는 지난해 막대한 광고·협찬 수익으로 2009년 190여억원보다 큰 폭으로 흑자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수신료 인상의 정당성을 찾아보기 어렵게 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KBS는 "2012년 말 지상파방송 디지털 전환 후 소외계층도 무료로 다채널을 시청할 수 있는 지상파 다채널방송(MMS) '코리아 뷰'를 구축하기 위해서 수신료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수신료 인상에 대한 KBS의 자구 노력으로 지난해 6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조직 개편을 단행한데 이어, 올해 비핵심 업무를 외부에 이관하고 명예퇴직을 실시해 지난 2009년 5200명에 달하는 인력을 2014년까지 4200명으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말 '디지털 시청 100% 재단'을 발족해 난시청 해소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cafe9@fnnews.com이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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