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 반기에 한번씩 제출하는 보고서를 통해서다.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의 외환시장 개입 문제를 직접적이고 자세히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보고서는 또 시장개입을 줄이는 정책을 펼 여지가 있다는 표현까지 담았다.
수출 호조, 3000억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흑자세 지속 등을 시장개입 축소를 위한 근거로 제시했다.
이같은 외환시장의 흐름을 반영하듯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환율은 직전거래일(2월1일) 대비 9.4원(0.84%) 하락한 1107.5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이 1100원대로 마감한 것은 지난해 11월 11일(1107.9원) 이후로 약 3개월 만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는 '세계 경제 및 환율 정책' 보고서에서 "한국은 공식적으로 시장결정환율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한국은행이 원화가치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한국의 경제회복 강도 등을 봤을 때) 원화의 유연성을 높이고 시장개입을 줄이는 정책을 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미 재무부가 중국을 빼고 한국에 대해서만 "대대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한 부분이다.
실례도 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한국은 원화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개입했다. 2008년 4·4분기까지 원화는 달러 대비 45% 절하됐다. 2009년 초에는 상황이 역전됐다. 수출이 회복되면서 원화는 강세를 보였다. 한국은 반대 방향으로 시장에 개입해 왔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위기' 때 일어났던 과거 사례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환율정책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원화절상 압력으로 받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와 한은은 올해 늘어나고 있는 외환보유액 등으로 인해 원화절상 압력이 강해지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시장개입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
실제 보고서는 지난해 말 현재 원화가치가 금융위기 이전 2007년 최고점보다 24% 저평가됐다고 지적하면서 실질 실효환율에 비춰봐도 원화가치가 최대 20% 낮게 평가됐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추정치도 덧붙였다.
나아가 외환보유액도 '위기' 이전보다 230억달러가 많다고 강조했다.
외환당국도 이번 보고서의 '진의' 파악에 착수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08년 이후 달라진 외환시장의 사정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며 "지나친 자본 유출입에 따른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이 언급된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만 외환시장에서는 이번 보고서가 예전보다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개입을 상세하고 강도높게 다뤄 앞으로 당국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의미다.
/mirror@fnnews.com김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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