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3월 26일 기초의원선거가 열리던 날, 도롱뇽을 잡으러 나간 대구 성서 초등학교 학생 5명이 한꺼번에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대대적인 수색과 전국민적인 관심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단서조차 찾지 못해 각종 추측과 루머들이 난무했다. 영화는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종을 잡기 위해 사건에 뛰어든 다큐멘터리 피디(박용우 분)와 자신의 가설에 따라 실종된 정호의 아버지(성지루 분)를 범인으로 지목한 교수(류승룡 분)가 정호 아버지의 집까지 수색하게 만드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범인으로 지목받은 당시 부모의 복잡한 심정을 절절하게 연기한 성지루와 김여진의 감정 연기가 관객의 가슴을 아프게 짓누른다.
영화는 아이들의 사체가 발견되기 전후로 분위기가 전환된다. 사체가 발견되기 전에는 사실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려내고 있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사체 발견 후로 넘어가면서 가상의 이야기로 꾸며져 앞부분의 표현방식과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고, 이전의 미제사건을 영화화했던 '살인의 추억'에서 용의자를 그려냈던 것보다 다소 강한 확신으로 용의자를 그려내 관객들의 추측이나 상상을 한정시킨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한 느낌이 든다. 2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범인에 대한 단서는 잡히지 않고, 공소시효가 끝난 안타까운 현실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아이들이 자신들을 잊지 말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것을 전달한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영화는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지만 곳곳에 관객들을 위한 유머도 연출했다. 사건의 담당 형사 박경식(성동일 분)이 구수한 사투리와 재미있는 입담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 무거운 긴장감을 적절히 이완시켜준다.
/aber@fnnews.com박지영기자
■사진설명=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아이들..’의 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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