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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 위험 등 부담..‘금리인상 카드’ 3월로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두 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기에는 부담이 너무 컸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부인했지만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기준금리를 연 2.75% 수준에서 동결한 결정적 이유다. 파격적인 조치를 취하기에는 통화당국의 ‘점진적 통화긴축’이라는 기조에 왜곡이나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의 금리 인상과 정부의 물가안정대책에 대한 효과를 확인할 시간도 필요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은 2·4분기 중반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가 3월을 정점으로 둔화세로 돌아서겠지만 상반기 내내 상승률이 4%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다수 전문가는 이르면 다음달에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연내 2∼3차례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달 연속 인상에 부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는 등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금통위가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기준금리 인상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기준금리를 2개월 연속 인상할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이 급증하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이는 곧 경기 상승세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으로 국내 가계부채 규모는 770조원에 이른다. 더구나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매매수요가 전세로 돌아설 경우 최근의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 전세 가격 상승은 물가 오름세를 확산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 정성태 책임연구원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물가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셈이고 시장에 계속 강한 긴축 시그널을 주는 것이어서 한은 입장에서도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전략적으로 봤을 때 시기를 분산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내외적인 요인들도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집트 소요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중국의 긴축, 일본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원화강세 가능성 등 대외 상황이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달러당 1100원선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경우 환율이 추가로 하락,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금리 인상을 가로막는 요인이 됐다.

토러스투자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김중수 총재가 4월 발표되는 성장률 전망치가 이전보다 높아질 것임을 시사했는데 이는 물가에 이어 경기 여건도 통화긴축 행보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물가 우려가 완화되더라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제반 여건은 유지될 수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인상 전망 무게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인상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달리 뾰족한 대책도 없다.

정부가 각종 미시적인 대응책을 내놓았으나 물가를 잡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더구나 경기 상승에 따른 수요압력의 증대,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4% 아래로 내려오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시기의 차이일 뿐 금리 정상화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회의 직후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 ‘베이비 스텝’(단계적 방식)에 따라 인플레이션 수습 노력을 하고 있다”며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상반기 두 차례, 하반기 한 차례 등 연내 세 차례 정도 더 올려 기준금리를 연 3.5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성태 책임연구원은 “금리는 낮게 가고 다른 행정력을 동원해 물가를 잡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인데 향후에도 물가는 일정 기간 오를 수밖에 없어 정부의 뜻대로 될지는 의문”이라며 “금통위가 3월과 5월에 이어 하반기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이정범 연구원도 “금리의 절대 수준이 낮아 정상화해야 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어 추가 금리인상이 멀지 않았다”며 “다음달 금통위에서는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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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기에 앞서 개회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박범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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