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전경련 ‘허창수 체제’에 거는 기대

파이낸셜뉴스

차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허창수 GS그룹 회장(63)이 추대됐다. 허 회장은 24일 전경련 총회에서 정식으로 선출된다. 이로써 지난해 여름 조석래 현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지 7개월 만에 전경련이 제자리를 찾게 됐다.

전경련으로선 중량급 오너를 제33대 회장으로 맞게 된 것이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전경련의 역사를 살펴보면 초대 이병철(삼성)에 이어 1970∼90년대엔 정주영(현대)·구자경(LG)·최종현(SK)·김우중(대우) 회장 등이 바통을 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중량급 오너들이 회장직을 잇는 전통이 깨졌다. 이는 전경련의 위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허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재벌 명가 출신으로 재계 서열 7위인 GS그룹을 이끌고 있다. 전경련의 위상 회복에 적임자라 할 만하다.

허 회장 앞에는 여러 과제가 놓여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이후 삐걱거리기 시작한 대정부 관계를 정상 궤도로 올려놓는 게 급선무다.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정부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질 게 틀림없다. 정부와 재계를 동시에 만족시킬 최대공약수를 찾아내는 게 허 회장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가진 자의 고결한 의무를 앞장서서 실천한다면 여전히 우리 사회에 팽배한 반기업 정서를 누그러뜨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는 전경련을 대등한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 전경련 소속 대기업들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시장경제의 보루로서 전경련의 역할을 존중하고 그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언제부턴가 전경련 회장직은 누구나 손사래를 치는 자리가 됐다. 재계의 수장이라는 영광 대신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야 하는 고통스러운 자리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데는 전경련을 마치 관변단체인 양 가볍게 취급하고 단순히 ‘협조’ 압력을 넣는 창구로 활용해 온 정부의 책임이 크다.

전경련은 올해로 출범 반세기를 맞는다. 지난 50년 동안 전경련은 재계의 구심점 역할을 함으로써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했다. 신임 허 회장에게 같은 역할을 기대하며 특히 전경련의 위상 제고를 당부한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