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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포커스] 여기는 세계 5위 공과대학 ‘포스텍’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2.24 18:29

수정 2014.11.07 02:15

포스텍(옛 포항공대)의 글로벌 대학 순위는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서울대를 훨씬 앞선다. 포스텍은 세계 무대에서는 서울대, 카이스트(KAIST) 등 국내 최고 대학보다 객관적인 순위가 높다.

최근 영국 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와 캐나다 연구평가기관 톰슨-로이터가 공동 실시한 2010년 세계 대학 평가에서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포스텍은 28위에 올랐다. 국내 대학 중에선 포스텍의 뒤를 이어 카이스트(79위), 서울대(109위), 연세대(190위) 등 4개 대학이 200위권에 간신히 진입했을 뿐이다.

전 세계 대학 중에선 미국의 하버드대가 1위를 차지했으며 칼텍(캘리포니아공대), MIT(매사추세츠공과대), 스탠퍼드대, 프린스턴대가 뒤를 이어 미국 대학이 5위까지 휩쓸었다.

아시아권 대학에선 홍콩대가 21위에 올라 최고 성적을 거뒀고 도쿄대 26위, 싱가포르국립대가 34위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종합대학을 뺀 나머지 전 세계 공과대학 중에선 포스텍은 칼텍, MIT, 취리히공대, 조지아텍에 이어 5위에 올라 세계 명문 공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포스텍은 꾸준한 성장을 해왔지만 지난 2007년 9월 백성기 총장이 부임한 이후 순위가 급등했다. 포스텍은 이 평가에서 지난 2005년 224위, 2007년 233위, 2008년 188위, 지난해 134위를 했지만 백 총장 부임 이후 불과 3년 만에 200위 가까이 순위가 올랐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 포스텍은 논문인용 및 연구성과 영향력은 96.5점, 기술이전 수입 및 혁신에선 만점을 받는 쾌거를 달성했다. 백 총장은 취임 이후 파격적인 연구중심 대학행정을 펼쳤다.

정년 보장교수라도 3년마다 연구실적에 따라 재평가를 실시하고 성적이 뒤처지는 학생(5∼15%)은 졸업을 시키지 않았다. 하위권의 일부 학생을 제외한 모든 재학생에게 4년 동안 전액 장학금을 지급했다. 포스텍은 국내 대학 최초로 학생 전원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했다. 또 교수 1인당 학생 비율이 5.6명에 불과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포스텍이 지난 1986년 개교 뒤 불과 25년 만에 글로벌 대학으로 급성한 것은 학교 설립 초기 포항제철(현 포스코)의 글로벌 톱 수준 대학 육성책이 기본 바탕이 됐다. 포항제철의 전폭 지원을 받은 포스텍은 개교 당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세계적인 한국인 과학자를 교수로 영입하기 위해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그 하나의 예로 수천억원의 설치비가 들어가는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전세계에 5번째로 설치했다.

첨단 과학연구에 필수적인 기계장치인 방사광 가속기를 전세계적으로 드물게 대학 내에 보유하게 됐다. 파격적인 지원 덕분에 전세계에 흩어져 있던 한국인 과학자들이 경북 포항으로 모여들었다.

당시 미국에서 세계적인 과학자로 명성이 높던 백성기 현 포스텍 총장도 개교 때 참여한 원년 멤버다. 백 총장은 "포스텍의 방사광 가속기는 포스텍의 상징이 됐다. 대학 내에서 가지고 있다는 것이 대단한 것"이라며 "전 세계 20여개가 있고 포스텍은 세계 5번째 만들었다. 아시아에선 일본에 2개, 한국 1개, 중국에 1개 있다"고 말했다.

백 총장은 "포스텍 내 방사광가속기는 포스텍 교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여러 교수들의 연구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국내 기초과학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는 데 큰 공헌을 하는 기본 과학기술 인프라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 총장의 주도 하에 포스텍은 3세대에 이어 4세대 가속기도 포항 캠퍼스에 올해 안으로 착공을 추진 중이다. 4세대 가속기 설비를 짓는 데 4년, 총예산은 약 4200억을 예상중이다. 정부(교육과학기술부)에서 4000억원대의 거금을 투자 받게 된다. 올해부터 건물을 짓고 2014년이면 완성된다. 2015년 하반기에 국내 과학자에게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제공된다.

포스텍은 3,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함께 보유하게 되면서 최근 입지 선정 작업에 들어간 '과학비즈니스벨트'의 포항시 유치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과학비즈니스벨트 내에는 방사광가속기 설치안이 포함돼 있어 중복 투자도 줄일 수 있다.

/rainman@fnnews.com김경수기자

■사진설명=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에서 국내외 과학자들이 연구 내용을 토론하고 있다. 포스텍의 생명공학 연구 수준은 정상급이다.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의 문제점도 포스텍 청암학술정보관에 운영되는 브릭(BRIC·생물학연구정보센터)에서 처음 제기됐다.

■용어설명/방사광가속기=삼성전자 애니콜 휴대폰의 고장 원인인 액정표시장치(LCD)와 회로 연결 부위의 접촉 불량도를 밝혀내는 데 포스텍의 방사광가속기가 일조했다. 또 에이즈나 암이 증폭되는 것을 막는 단백질 신약의 구조 규명 등을 해왔다. 방사광 가속기는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는 전자가 원운동을 할 때 방출하는 전자기파인 엑스(X) 선을 활용해 의학·생명공학·전자공학·재료학 등 각종 첨단 연구에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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