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멘트 업계는 장기 불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자체적인 시장 경제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장상황이 불황이어도 가동을 멈출 수 없는 시멘트 업계의 특성상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지만 정부가 나서 적정 수준의 이윤을 보장하는 유인책을 제시해야 공멸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연탄 가격은 3월 현재 t당 137달러 수준(FOB 기준)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4.75달러에 비해 32.25달러 상승한 것이다. 유연탄 가격은 지난해 1월 111.88달러에서 4월 109.20달러, 6월 106.25달러, 8월 101.50달러 등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9월을 기점으로 반등, 올해 1월에는 143.62달러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2월 139.50달러, 3월 137.00달러 등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할 때 유연탄 가격은 아직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다른 나라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본의 경우 이달 기준으로 139.50달러(지난해 동기 111.25달러)였으며 네덜란드·벨기에 122.50달러(73.31달러), 인도네시아 104.70달러(70.06달러), 호주 131.00달러(94.38달러), 중국 126.00달러(107.88달러), 남아프리카공화국 119.50달러(82.96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유연탄은 시멘트 생산 원가의 35∼40%가량을, 시멘트 생산 원료의 85%를 각각 차지하고 있고 우리 업체는 대부분 유연탄을 수입해서 사용한다. 따라서 국제 유연탄 가격 상승은 당연히 시멘트 만드는 비용이 늘어나는 것을 뜻한다.
업계는 유연탄 가격 급등의 원인을 세계 최대 원료탄 주산지인 호주 퀸즐랜드 폭우에 따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최근 유가 상승을 감안하면 당분간 유연탄 가격 하락 역시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또 올해 국내 건설 경기가 잠시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어도 그다지 긍정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 수주액은 지난해와 비교해 4.5% 감소한 112조원이고 건설투자액은 0.3% 줄어든 159조원으로 예상됐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정부 주도의 4대강 개발과 혁신도시, 세종시 등 제한적 수혜지역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건설시장 침체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 8∼9월의 6만7500원 수준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5만원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생존을 위해 덤핑 공급의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반면 시멘트 수요는 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 한 해 시멘트 국내 소비실적은 2009년 4258만2000t으로 2009년 4011만200t 대비 줄어들었다.
업계는 이같이 불황의 원인이 여러 곳에 산재해 있는 만큼 자율시장에 내버려두기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해소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상생’ 차원에서 대·중소기업 간, 연관 산업 간 폭넓은 이해도 부탁했다.
A사 관계자는 “어떤 사업이든 적정 수준의 이율을 보장해줘야 하는데 시멘트의 경우 몇 년 동안 손해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공급이 넘친다고 무조건 가격을 하락시키기보다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사 관계자는 ‘가격 정상화’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내놨다. 가격이 제 수준을 찾지 못하면 결국 도산할 수밖에 없고 전체 건설업체 타격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즉 국내 시멘트가 없어지면 결국 필수 건설자재인 시멘트를 가까운 중국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는데 유연탄 사례처럼 가격 급등락이 발생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연관 업체에 돌아간다는 것이다.
C사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어렵다고 가격이 계속 낮아지면 품질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연관 업계 상생 차원에서 폭넓은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jw@fnnews.com정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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