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 여자의 이야기: 친구 결혼식 피로연에서 본 그를 잊을 수 없다. 남색 기본 정장을 입은 그는 한눈에 봐도 깔끔하고 말쑥했다.
데이트의 계절이 왔다.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를 거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이들이 커플로 변신할 때다. 문제는 처음 그 마음이 얼마나 유지되느냐다. 만나는 횟수가 늘면서 서로의 옷차림을 볼 기회도 많아진다. 한두 번의 실수는 괜찮지만 평소 스타일이 자신의 이상형과 딴판이라면 마음이 식는 것은 시간 문제.
개성도 좋지만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싫어하는 패션이 있다. 데이트 때 피해야 할 옷차림은 어떤 게 있을까.
■스키니는 아이돌에게 맡겨줘
꽃미남 아이돌 가수의 트레이드마크인 스키니 팬츠는 TV 속에 머무를 때 가장 아름답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꼭 끼는 바지를 입은 남자에게 거부감을 느낀다. 허벅지가 과도하게 굵으면 시선 둘 곳이 없고 다리가 너무 얇은 남성은 안쓰러워 보인다. 몸매를 뽐내고 싶은 남성은 상의를 타이트하게 입는 것으로 만족하는 게 좋다. 단 이때도 과도하게 달라붙는 아이템은 피해야 한다.
편한 옷차림을 즐긴다면 스웨터나 면바지가 추천할 만하다. 니트 소재 상의는 접촉이 많은 팔, 배 부분에 보풀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면바지는 엉덩이나 무릎 부분이 닳아 번질거리지 않는지 꼭 살펴봐야 한다.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것도 중요하다. LG패션의 TNGT 김승택 디자인 실장은 “편하게 걸치는 캐주얼 재킷이라도 치수가 큰 것을 입으면 어깨가 처져 키가 작아 보이는 것은 물론 전반적으로 초라한 느낌을 풍긴다”고 조언했다.
팔찌, 목걸이, 반지, 시계 등 액세서리를 한번에 여러 개 하는 것도 비호감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과도하게 꾸민 남성에 대해 여성들은 본능적으로 ‘바람둥이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갖게 된다. 멋을 부리고 싶다면 단정한 목걸이, 혹은 시계가 적당하다.
■화려한 노출은 잠시 미루기
올봄 유행 컬러로 지목된 애시드 컬러(핫핑크, 옐로, 그린 등 새콤달콤한 느낌의 색상)는 데이트 초기엔 자제하는 게 현명하다. 원색이나 형광색은 인물 자체보다 옷을 돋보이게 하는 데다 무리하게 어려 보이려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섹시함의 상징인 호피 무늬 의상도 의외로 남자들이 꺼리는 아이템이다. 빈폴레이디스 강보경 MD는 “굳이 호피 무늬 아이템을 착용하려 한다면 호피 무늬 구두를 신는 게 좋다”면서 “애시드 컬러를 선호한다면 원색 계열의 스카프를 두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노출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노골적으로 맨몸을 드러내는 것은 물론 속옷이 드러나는 것도 꼼꼼히 점검하자. 일례로 흰색 셔츠 안에 컬러 속옷을 입거나, 조직이 촘촘하지 않은 니트 탓에 속옷이 비치는 경우, 상의 목부분이 넓어 어깨가 드러날 때 속옷 끈이 보이는 것도 치명적인 실수다.
최근 3년간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레깅스 역시 남성들이 싫어하는 품목 중 하나다. 특히 레깅스 위에 헐렁한 상의만 걸쳐 속옷 차림으로 뛰어나온 듯한 패션은 피하자.
가장 큰 딜레마는 히트 아이템과 남성의 취향이 부닥칠 때 일어난다. 대표적인 것이 가죽 라이더 재킷이나 사파리 재킷, 워커 등이다. 오토바이를 탈 때 착용하는 점퍼에서 유래된 라이더 재킷은 터프함을 강조하는 데다 카키색 사파리 재킷과 워커는 남성들로 하여금 ‘군대의 추억’을 곱씹게 한다.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코디로 여성성을 강조하면 된다. 라이더 재킷 안에 하늘하늘한 느낌의 원피스를 입고 발레리나를 연상시키는 플랫슈즈를 신으면 유행을 따르면서도 남성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wild@fnnews.com박하나기자
<도움말=제일모직 빈폴레이디스 강보경MD/LG패션 TNGT 김승택 디자인실장>
■사진설명=유행 아이템인 카키색 사파리 재킷이나 레깅스는 남성들이 꼽은 '싫어하는 여성 패션' 중 하나지만 이들을 하늘하늘한 느낌의 스커트와 함께 코디하면 여성스러운 느낌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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