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가 더욱 치솟는 가운데 부품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과 세계 경제 위축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률마저 저하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불안감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 경제는 물가 급등 속 성장률 저하라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깊숙이 빠져들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이 같은 해외변수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어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20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물가의 상승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 일본 대지진으로 생산·물류의 차질이 지속되면서 일본산 부품소재에 크게 의지하고 있는 국내 산업계의 수출에도 타격이 우려된다.
특히 국제 유가는 리비아에 대한 다국적군의 군사공격이 시작됐고 바레인에서도 시위가 악화되고 있어 고유가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적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이날 "리비아에서의 원유 생산 감소와 중동 원유 생산국에서의 소요 확산이 단기적으로 유가 인상을 유발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국제 원자재 가격 지수인 CRB(Commodity Research Beareau)지수는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11일 351.88에서 15일에는 338.14까지 내려섰으나 16일에 338.17로 반등하고서 17일 348.67, 18일 351.15 등으로 사흘째 급상승했다.
CRB지수는 지난해 6월 4일 294.08을 저점으로 상승세를 지속해 지난해 말(332.8)까지 13.2% 올랐으며 올해 들어 3월 18일까지의 상승률도 5.5%에 달했다.
곡물과 비철금속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지난주 중반 이후 강한 반등을 이어갔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의 가격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유출 사태로 원전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면서 각국이 원전 건설과 보수 등을 미루는 가운데 화력발전과 같은 재래식 발전의 연료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 원자재 시장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하반기에도 물가 상승 압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유가가 10% 오를 경우 국내 물가가 0.68%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되는 등 유가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실제로 정유사들이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제품 가격이 대폭 상승하면서 보통 휘발유의 전국 평균가격(19일)은 ℓ당 1955.29원으로 17일 역대 최고 가격을 경신한 이후에도 계속 오르고 있다. 휘발유의 전국 평균가격은 지난해 10월 10일(ℓ당 1693.73원)부터 이날까지 162일째 하루도 빠짐없이 올랐다.
일본산 부품소재에 크게 의지하고 있는 국내 산업계도 일본 대지진으로 생산·물류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이날 지식경제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요 산업의 부품 재고가 자동차의 경우 1∼3개월, 휴대폰은 1개월, 석유화학은 3개월에 불과해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생산·물류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기업 500곳을 상대로 '일본 대지진에 따른 국내 산업 피해 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 '사태가 오래가면 피해가 예상된다'는 답변이 43%였고 사태 장기화 때 피해를 예상한 기업들은 '부품소재 조달 차질'(50.6%)을 가장 큰 피해로 꼽았다.
/padet80@fnnews.com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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