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내 외교가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안정 관리 문제가 역내의 민감한 안보 어젠다를 압도하는 긴급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동북아 외교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올 상반기 제4차 3국 정상회의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역내 다자외교 무대의 중요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여기에 근거한다.
지난해 천안함·연평도 사태와 영토분쟁을 거치며 깊은 갈등의 골을 보여왔던 3국이 이번 대지진 사태를 계기로 다시금 협력의 틀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폭발에 따른 안전 관리 문제는 동북아 역내 담론구조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내년 초 개최하는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원자력 안전문제는 이미 최대 어젠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3국이 올해 안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재난관리 기관장 회의를 개최키로 한 것은 3국간 공조논의를 구체화하는 협력 메커니즘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이 같은 3국간 협력무드는 역내 주도권과 안보이해를 둘러싸고 대립과 갈등구도를 보여온 동북아 정세흐름이 일정정도 대화와 협력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낙관적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협력 움직임은 대지진 참화의 충격이 몰고온 일시적 현상 성격이 강해 실질적인 관계변화로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대지진과 방사능 누출사고가 '발등의 불'로 떠올라 3국이 가급적 대립각을 자제하는 분위기이지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시금 내연해온 갈등이 수면 위로 재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동북아 최대 안보 현안인 북한 핵문제를 놓고 3국은 이번 회의에서 여전히 입장 차를 견지해 6자회담 재개 등 안보 이슈와 관련해서는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북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에 대해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일과 6자회담을 조속히 열어 UEP를 포함한 모든 사안을 논의하자는 중국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달 말로 예상되는 일본 정부의 중학교 역사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도 한·일 관계의 긴장을 촉발할 수 있는 잠재적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내 외교가에선 이번 회담으로 동북아 정세의 전반적 긴장도를 이완시키고 새로운 협력의 틀을 모색하는 '모멘텀'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ktitk@fnnews.com김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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