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고용보험료는 올리고 기금은 새고
고용보험기금은 실직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재취업, 근로자의 직업능력 개발 등을 위한 사회보험제도다. 이 기금의 적자 및 방만한 운영은 국민의 복지 안전망이 흔들리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데 이 기금의 핵심인 실직자 생활안정 등에 지원되는 실업급여가 지난 2007년 이후 매년 적자를 내 작년 말 현재 누적적자가 4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대로 가면 2013년에는 적립금이 바닥나고 2015년에는 4조원대의 빚을 지게 될 것으로 추산돼 걱정이다.
다급해진 정부가 22일 현재 근로자 보수의 0.9%인 고용보험 실업급여요율을 1.1%로 올리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시행하면 연간 6500억원이 늘어난다. 고용보험료를 올려 고용보험기금 적자를 개선하겠다는 의도다. 보험료 인상이냐, 국민 세금인 정부 지원이냐를 놓고 고심 끝에 나온 방안이다.
고용보험기금의 부실은 실업급여 지급자와 지급액이 대폭 증가한 탓이 크다. 그동안 고용감소세를 감안하면 쉽게 수긍이 간다. 당분간 고용 여건이 크게 개선될 기미가 없고 보면 실업급여 지출은 더 늘어날 소지가 다분하다. 정부가 추산한 대로 고용보험기금이 고갈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용보험료 인상이 합당하게 보일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불요불급한 곳에 기금을 지출한 도덕적 해이는 눈 감아 주고 그 부담을 국민에게 돌리는 건 무책임하다. 고용노동부는 2004∼2008년 전국에 고용지원센터를 세운다는 명목으로 이 기금에서 5500억원을 빼 썼다. 경기도 분당에는 2000억원짜리 청소년직업체험관인 ‘한국잡월드’를 짓고 있다. 이는 고용부 설명대로 사업주가 부담하는 고용안정계정의 여유 재원을 투자한 합법적 조치일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출연해야 할 모성보호급여 지원금 4000여억원을 실업급여 계정에서 책정한 것은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고용보험료 인상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먼저 기금의 건실한 운영방안이 나와야 한다. 실업급여의 부당 수급과 반복 수령방지책도 있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