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싼 보세 옷가게의 농간/박하나기자
같은 물건을 더 싼 값에 사는 것은 개인의 능력이다. 할인 쿠폰을 쓰든 친분을 무기로 흥정하든 방식은 자유다. 하지만가격 차가 3배 이상 난다면 어떨까.
패션시장이 커지면서 비브랜드 옷을 취급하는 보세옷가게도 늘고 있다. 과거의 보세옷은 2만∼3만원 안팎의 저렴한 아이템이 주류였지만 최근에는 수십만원대에 이르는 옷을 파는 곳도 많다.
수십만원 혹은 수백만원짜리 '비싼 보세'를 취급하는 가게들은 서울 강남 등지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상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미국의 유명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것과 동일한 제품'이라거나 '이탈리아 직수입품'이란 문구가 흔히 쓰인다. 세세히 따지고 드는 소비자도 없으니 믿거나 말거나다.
수백만원짜리인데 100만원만 받겠다며 큰 소리치는 주인도 종종 있다.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말도 안되는 선심이지만 50㎡ 남짓한 작은 가게안에선 넘어가기 쉬운 상술이다. 국내 유명 브랜드의 옷을 공장에서 몰래 빼내 판다고 주장하는 가게도 많다. 물론 로고는 없다. 디자인이 비슷할 뿐이다. 백화점에서 70만원도 넘게 줘야 살 수 있는 재킷이 20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리는 것도 봤다. 해당 브랜드 본사는 '명백한 가짜 제품'이라고 말한다.
교환이나 환불이 자유롭지 않은 탓에 구입 이후의 책임은 온전히 소비자 몫이다. 영세업자란 이유로 어떤 규제나 제약도 받지 않으니 주인은 감언이설로 옷을 사게 하면 그만이다.
비싼 옷을 싸게 사는 건 누구나의 바람이지만 욕심이 지나치면 농간의 대상이 되고 만다. 현실적으로는 구제 방안이 미흡하니 구입자 스스로 경계하고 조심하는 길이 최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