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구조조정 이번엔 금산법에 발목
상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하려던 금융당국의 행보에 금산법(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금산법을 근거로 도민저축은행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실금융기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이 받아들인 탓이다. 도민저축은행의 구조조정에도 '빨간불'이 켜졌지만 만약 본소송에서 당국이 패소하면 금융사가 뱅크런(예금인출사태)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했을 때 적기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지게 된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늘어지나'
도민저축은행이 금융위원회의 '부실금융기관 결정'에 대해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22일 서울행정법원이 받아들이면서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담당자들이 당황하고 있다. 금융위는 도민저축은행이 제기한 본안 소송에 대한 본격적인 대비에 나섰다.
금융위는 늦어도 내달 초 도민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재지정할 계획이다. 다만 그 때까지는 계약이전 등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데 따른 '조치'들을 취할 수 없어 구조조정은 상당히 늦어질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사 결과에 따라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되면 삼화저축은행과 같은 절차를 밟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결정으로 도민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이 상당히 늘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산법 2조, 10조, 14조에 열거된 부실금융기관의 요건 및 정상화 방법에 따르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6개월 영업정지, 계약이전 등 다양한 적기시정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 효력정지가 되면 이런 내용들을 결정할 수 없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앞서 경영정상화계획을 받고, 경영개선명령을 통해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야 하는데 (부실금융기관지정 효력이 없으면)계약이전 자체가 안돼 절차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기존 주주의 자격을 박탈하고 인수자를 물색해 정상화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하는데 도민저축은행이 법적으로 소송을 계속 제기할 경우 구조조정이 늘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금융위 "반드시 바로잡을 것"
더욱이 이번 판례가 인정될 경우 저축은행은 물론이고 전 금융기관을 통틀어 뱅크런(유동성 위기)이 발생해도 '영업정지' 등 적기시정조치를 내리기 어렵게 된다는 게 문제다. 부산·대전저축은행을 제외한 부산계열저축은행 3곳의 구조조정도 상반기 내내 '송사'에 시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예금자들이 금융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위 배준수 과장은 "부실금융기관 결정은 적기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라면서 "이 부분이 받아들여지지 못할 경우 단순히 저축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금융권의 문제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본안소송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사의 유동성 위기는 돌발적으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예외적인 단서조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배 과장은 "사전통지의무 등 절차를 모두 밟으려다가는 한 금융사가 뱅크런으로 '유동성위기'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면서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민저축은행은 예금인출사태가 벌어진 지난달 22일 자체 휴업을 결정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에 금융위가 유동성 부족을 이유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자 이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email protected]김명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