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제2금융

잦은 전산장애..속 타는 중소 저축銀

강두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 직장인 김경미씨(30)는 A 저축은행에 만기가 된 예금을 찾으러 갔다가 원인 모를 전산장애 때문에 1시간 가까이 기다렸다. 답답한 마음에 직원들에게 항의를 했지만 직원들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최근 중앙회 전산망이 교체된 후부터 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저축은행중앙회 전산망을 빌려 사용하는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열흘 넘게 원인 모를 전산장애에 시달리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영업정지에 이어 또 한번 신뢰성에 타격을 입고 있다.

27일 저축은행중앙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체 저축은행 105곳 중 현재 영업이 정지된 7곳을 제외한 98곳 중 60여곳의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사용하는 중앙회 전산망이 지난 13일 교체된 이후 25일까지 4번이나 장애가 발생했다. 평균적으로 매번 1시간 이상씩 장애가 발생해 각종 서비스가 중단됐다.

중소형 저축은행 B사 관계자는 "중앙회 전산망 교체 이후 하루 걸러 전산장애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일단 전산장애가 발생하면 인터넷 뱅킹은 물론 창구 입출금, 신규가입 해지, 체크카드까지 전부 사용이 중단돼 고객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더 큰 문제는 중앙회나 시스템을 제공한 코스콤도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전산망 장애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며 "개별 저축은행들도 고객들에게 이렇다할 답변을 해줄 수 없어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라면서 "아직까지 중앙회측으로부터 이렇다할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저축은행들은 최근 저축은행 예금인출 사태로 업계의 신뢰에 흠집이 생긴 상황에서 이번 전산망 마비로 저축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타격을 받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해 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이번 사태와 관련, 차세대 전산망 교체를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중앙회가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전산망 교체에 대한 중앙회의 강한 의지가 무리수를 둔 것 같다"며 "좀 더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융기관 전산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속도도 아니고 더 많은 기능을 소화하는 것도 아닌 안전성"이라고 지적했다.

중앙회는 이 같은 상황을 금융감독원에도 보고한 상태다. 중앙회측은 "일단 전산장애의 원인을 찾아 복구한 상태"라면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예의주시 하겠다”고 답했다.

/[email protected]강두순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