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제동걸린 거래소 ‘세계 100대기업 유치’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세계 100대 기업을 유치하려던 김봉수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의 야심찬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1호 싱가포르 증권예탁증서(DR) 상장사인 중국고섬 사태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어서다.

김봉수 이사장은 지난 2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위주에서 벗어나 글로벌 100대 기업 상장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 2010년 12월에 김 이사장은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글로벌 100대 기업에 대한 2차 상장을 부탁하기도 했다.

유력방안으로 원주(原株)가 아닌 증권예탁증서(DR)를 상장하는 '2차 상장' 방식이 거론돼 왔다.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는 상반기 내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서 한국증시 DR상장과 관련된 설명회를 열 계획이었다. 중국 기업 위주로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는 구조에서 탈피, 다양한 국가의 많은 기업을 국내 증시에 상장시키겠다는 게 목적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DR 상장에 우려를 보여왔다.

2차 상장이 신규 상장에 비해 감시의 망이 느슨하고 원주 상장 시장에 비해 정보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신규 상장 기업들에 공인된 회계법인의 감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2차 상장의 경우 이 같은 내용은 요구하지 않고 있다. 2차 상장인 경우 이미 상장된 기업으로 정해진 회계감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고섬이 바로 이 2차 상장에 해당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외국기업 상장업무를 수행 중인 국내 17개 증권사 CEO 및 담당 임원들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2차 상장 활성화를 통해 글로벌 우량기업 유치 및 상장 외국기업 수 증가를 도모해야 한다"며 "대만 거래소도 2차 상장기업에 대한 심사기간을 10 영업일로 단축한 바 있다"면서 DR 상장심사에 대한 완화의 뜻을 내비쳐왔다.

증권업계 한 기업공개(IPO) 담당 임원은 "이번 중국고섬 사태로 해외 기업의 DR 상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해외 DR에 대한 더욱 투명하고 강화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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