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 감독 “로맨틱 헤븐,내 유서 같은 작품”
사랑하는 사람들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낸 후 그들이 천국에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 영화 ‘로맨틱 헤븐’. 장진 감독(40)의 열번째 작품이다. 1999년 영화 ‘간첩 리철진’으로 감독에 데뷔, 쉼 없이 작품을 쓰고 찍었다. 하지만 열번째라는 숫자에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다만 ‘로맨틱 헤븐’은 정말 꼭 한번 찍고 싶었던 영화라며 더 애착을 보일 뿐. 시나리오를 완성한 것은 4년 전이다. 우여곡절 끝에 제작비는 40억원에서 16억원으로 확 줄어 저예산영화로 탄생됐다.
“죽음은 절대적인 감정이에요. 누구나 겪는 가장 아픈 순간에 어떻게 하면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한 내 유서같은 작품입니다.”
‘로맨틱 헤븐’ 최고의 장면으로 망설임 없이 엔딩신을 꼽았다. 살아서 만났어야 할 두 사람이 천국에서 만났지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냥 웃고 마는 모습이 담겼다. 장 감독은 “감독이면 누구나 그러하듯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이미지가 있게 마련인데 나에게는 벤치 라스트신이 그랬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인 천국의 대다수 장면은 알려진 대로 컴퓨터 그래픽(CG)을 사용했다. 만약 기술이 상상력을 못 따라 갈 땐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질문에 그의 답변은 의외로 명쾌했다. 스토리를 표현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꼭 어떤 이미지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것. 스토리텔러인 장 감독에게 활자가 가지는 의미는 더 각별하다.
영화 시나리오와 연극 극본도 굳이 구분해서 쓰지 않는다. 작품을 완성한 뒤 영상으로 표현할 것인가(영화) 아니면 무대 위에 올릴 것인가(연극)를 고민한다는 것. 때로는 과감하게 역발상을 하기도 한다. 최근 무대에 올렸던 연극 ‘로미오 지구 착륙기’는 애초엔 영화로 기획됐지만 오히려 무대적 허술함을 이용하기 위해 연극으로 방향을 바꾼 경우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쓰고 싶은 이야기와 잘 어울리는 장르를 찾아 장진식으로 소화한다. 그는 작품의 영감을 주로 무용에서 찾는다고도 했다. “무대 위의 과감한 빛과 소리 연출, 관습의 파괴가 글쓰고 작품을 만들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
다음 작품은 한·중·일 합작 영화 ‘아시안 뷰티’다. 일본 자금이 70%가량 투자됐다. 판타지에 이어 또 다른 장르에 도전하는 SF사극 ‘에일리언 안첨지’는 내년부터 작업에 들어간다.
/[email protected]박소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