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물가 속 정유업계 1분기 최대이익 “이를 어쩌나”
정유업계가 1·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정부의 유가인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사상최대의 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올 1·4분기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사상최대의 실적을 낸 바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들은 호황이다. 리비아 사태 등 주요 산유국들의 정정불안이 계속되고,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공급이 달릴 정도로 수급이 타이트한 1·4분기 시장 상황은 정유 4사들이 수익을 낸 이유다. 일본 주요 정유사 가동 중단에 따라 수요가 늘면서 휘발유, 경유 등 주요 석유제품 가격은 배럴달 10달러 가량 올랐다.
이미 증권가에선 올 1·4분기 사상최대 이익을 예측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4분기 영업이익이 7500억∼8500억원으로 추정했다. 국제유가가 140달러까지 치솟고 중국발 세계경기가 호황이었던 지난 2008년 3·4분기(7330억원)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체 순이익은 1조2363억원으로 81.8%가 증가했다.
GS칼텍스도 1·4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40% 정도 늘어난 78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8년 2·4분기 이후 사상 최대 이익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2001억원으로 전년대비 60.3% 늘었다.
에쓰오일(S-Oil)도 신기록이다. 1·4분기 영업이익은 1000%나 증가한 5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39.3% 증가한 8344억원을 올렸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3·4분기까지 당기순이익 3943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전체 순이익이 5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사태, 일본지진 등 예측하지 못한 돌발변수들이 정유업계 입장에선 호재가 됐다”며 “석유제품 수요 증대에 따른 정제마진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유 4사는 표정이 그다지 밝지않다. 물가상승에 고유가까지 장기화되면서 정부도 다급해졌고, 국민들은 고물가, 고유가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 정유 4사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정부는 국제유가와 다르게 움직이는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 정유 4사의 거래 투명성을 의심하고 있다. 정부 관계부처 수장들이 잇따라 정유업계 유가인하와 원가 공개 등으로 압박하는 이유다.
이때문에 정유업계는 사상최대 실적을 내고 좋아할 일이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 조만간 발표될 1·4분기 실적이 사상최대 규모로 나오면 기업의 경영성과 노력들은 의미가 없어지고 정유사만 이익을 챙긴다는 얘기가 나올 지 걱정된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정상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