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년된 동화약품,자율을 입다
#. 29일 오후 4시30분 동화약품 본사 직원들이 분주히 회사를 빠져나갔다. 이들은 영화관, 미술관을 찾아 취미생활을 즐기거나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 어학학원을 찾고, 오랜 꿈이던 색소폰을 배우기 위해 스튜디오로 향했다. 지난 1일부터 시행한 ‘창의 시공간’ 프로그램에 따라 퇴근시간이 1시간30분 빨라진 덕분이다.
114년의 기업, 동화약품이 변하고 있다.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이 지난 2008년 취임한 이후 ‘변화와 혁신’을 선포하면서 개인의 창의력 개발과 유연한 사고를 키우기 위해 파격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국내 제조업 중 가장 긴 역사를 가진 동화약품의 행보는 보수적이고 변화가 더딘 제약업계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가장 큰 혁신은 업무시간. 지난 1일부터 동화약품 임직원들은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4시30분 퇴근한다. 스마트 워크의 일환으로 전 직원이 퇴근 전, 1시간 30분을 활용하는 ‘창의 시공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따른 것이다.
형식적인 퇴근시간으로 정착되지 않게 하기 위해 초반에는 강제성을 띠기도 했지만 이제는 자율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임직원들은 1시간30분 동안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스스로 창의성을 발휘하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어떤 활동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는 오후 시간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창의력과 사고의 유연성을 높이는 기회로 만들기 위한 윤 회장의 아이디어였다.
효과는 컸다. 일하는 시간이 짧아진 만큼 업무 집중도는 높아졌고 성과는 그만큼 향상됐다.
동화약품 한 직원은 “일찍 퇴근해서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을 갖다 보니 직장 동료들이나 친구들을 만나 술 한잔 마시고 늦게 들어가는 일이 오히려 없어졌다”며 “자연히 다음날 업무 능률이 높아지고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어 스트레스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외에도 창의력을 높이고 자율적인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최고경영자과정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강사들의 특별한 강의를 듣는 ‘동화특강’을 비롯, 직원 개인의 관심사를 함께 나누고 토의하는 ‘열린 학습’, 부서별로 담당하는 업무에 대한 개선 방안과 정보 등을 공유하는 ‘수요 세미나’ 등이 그것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일반의약품(OTC)과 전문의약품(ETC)의 균형 있는 발전을 이끌어갈 계획”이라며 “환경의 획기적인 변화 없이는 혁신을 만들 수 없다는 회장님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이세경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