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법조인] 김앤장 박은영 변호사
지난 5일 전 세계 250여명의 변호사 등 중재인이 모인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런던국제중재법원(LCIA) 주최 심포지엄에서 세션1 좌장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 박은영 변호사(사법연수원 20기·사진)가 선정됐다.
국제 중재분야에서 비주류인 우리나라 출신 변호사가, 그것도 국제심포지엄의 첫 세션 좌장을 맡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박 변호사는 “영광스럽기도 했지만 중재 분야의 한국 변호사 수준을 시험하는 자리인 것 같아 긴장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심포지엄 참가자들은 ‘중재 재판부’ 관련 30여개의 주제를 쏟아냈고 박 변호사는 주제 선정과 발표자 선정, 토론까지 1시간30분 동안 세션1을 진행했다.
국제중재 심포지엄은 주제나 발표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아 자칫 난상토론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에 좌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세션이 끝나자 다른 나라 중재인들은 박 변호사의 진행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일본 출신 한 중재인은 박 변호사에게 동북아시아 자존심을 지켜줬다고 치켜세우기까지 했다.
그는 국제 중재 분야에서 내로라 하는 전문가다.
박 변호사는 최근 동북아시아 최초로 런던국제중재법원 아시아태평양 평의회 평의원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런던국제중재법원은 대표적인 국제 중재기관 중 하나로, 6개 평의회에 40여명의 중재 전문가를 평의원으로 임명한다.
박 변호사가 국제 중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4년 전 우리나라와 유럽 사이의 중재 업무를 처음 맡게 되면서다.
독일, 스위스 등 다른 법제를 가진 나라들이 법원과 똑같은 역할을 하는 재판부를 사적으로 구성, 그 안에서 새로운 룰을 만들고 결과에 승복하는 중재는 모험심 많은 그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는 지난 1999년 외환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재법을 전공하기 위해 미국 유학길을 결심했다.
당시 주변에서는 “외국에서 산 것도 아니고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변호사들과 중재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를 만류했다.
이런 만류를 뿌리치고 2년 간 유학생학을 마친 박 변호사는 귀국과 함께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됐다.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 투자가들이 대거 한국에 투자하면서 한국법을 준거법으로 하면 불리할 수 있다고 판단, 국제 중재 조항을 많이 넣었고 그가 돌아온 2001년은 2∼3년이 흘러 관련 분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당시 국내 변호사들은 외화 도입 등 일시적으로 중재업무를 봤기 때문에 전문 인력이나 노하우가 없었다”면서 “1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중재전문변호사들의 역할이 커지고 노하우도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자국에 중재 변호사가 부족해 우리나라 중재 변호사를 선임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최순웅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