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4년제 일반대 190개교의 재학생이 각 교과목에서 B학점 이상을 받은 경우는 74%에 달했다. 반면 카이스트는 학교장 추천전형으로 입학한 일반고 출신 2010학번 학생 150명 중 62.7%만 B학점 이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카이스트에서 올 들어 3개월 사이 1, 2, 4학년 재학생이 연이어 자살하자 그 원인이 까다로운 학사관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카이스트는 다른 대학과 달리 ‘징벌적 장학제도’를 운영, 학생들이 평균 B학점을 넘지 못하면 등록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수업료를 면제받아 왔으나 서남표 총장 취임 후 면학 분위기 조성 및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한다는 취지로 지난 2007년 신입생부터 평점 3.0(B학점) 미만, 2.0(C학점) 초과의 경우 수업료 일부를 부과하고 평점 2.0 이하 학생에게는 수업료 전액을 내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학교장 추천전형으로 입학한 일반고 출신 2010학번 학생 150명 가운데 지난해 2학기 B학점 미만 평점을 받아 이번 학기 수업료 일부 또는 전부를 낸 학생이 37.3%인 56명으로 집계됐다. 또 나머지 특목고 출신 입학생 801명 중 이번 학기 수업료를 낸 학생은 15.0%인 120명이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다른 대학은 등록금을 낸 뒤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지만 카이스트는 등록금을 전원 면제한 뒤 성적이 일정 기준을 넘지 못하면 내도록 하는 것으로, 순서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특목고 출신 카이스트 재학생은 85% 이상이 B학점 이상을 받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이스트 재학생에게만 실시되는 징벌적 수업료 방식이 까다로운 학사관리보다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더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이스트 재학생 대부분은 성적 우수 조기졸업자이거나 고교 재학시절 상위 0.5% 이내 학생들로 구성된다. 따라서 상대평가라고는 하지만 ‘낙오자’가 되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
징벌적 장학제도에선 등록금이 면제된 학생이라도 평균 B학점 이상을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학업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네티즌들은 카이스트의 징벌적 장학제도가 비인간적이라고 질타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학교에 지각했다고 벌금을 물라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장학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rainman@fnnews.com김경수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