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현대차 노사 봄바람 불길/권병석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 2009년 이후 2년 연속 무쟁의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 내면서 어렵사리 정착되고 있는 울산 현대자동차의 평화적 노사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올해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 제도) 시행을 놓고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

사측은 개정 노조법을 적용, 24명의 노조전임자 명단을 요구하고 있고 노조측은 타임오프 자체를 거부하면서 법정 전임자를 지정하지 않은 채 맞서고 있다.

노조는 타임오프에 대한 노사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올해 임단협과 연계, 총력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여차하면 파업을 무기로 타임오프 무력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타임오프가 시행된 이후 올해 3월 말 현재 100인 이상 기업 10곳 중 8∼9곳은 타임오프를 도입, 정착과정을 밟고 있다. 파행적 노사 관계의 사슬을 끊고 선진화의 문턱을 두드리고 있는 단계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의 타임오프 무력화 시도에 울산지역 시민들의 눈길이 곱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처럼만에 찾아온 산업 평화가 이번 현대차 노사의 날선 대립으로 과거와 같이 파업, 강경진압, 고소고발 등 극단적인 사태로 이어진다면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지역경제 악영향, 파업도시 이미지 등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현대차 노조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노조답게 의연하고 성숙한 태도를 갖추면서 위기에 선 한국 경제를 살리는 데 동참하길 기대한다. 회사에 타임오프와 관련, 실정법을 위반하라고 요구할 경우 회사측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밖에 없다는 현실론에 근거한 것이다.

현대차 노사의 원만한 타협을 통해 지역 노사관계에 봄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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