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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 “100弗이상 고유가 지속”

“국제 원유 시장은 이미 수급 측면에서 강세기조에 들어섰습니다. 상당기간 ‘고유가’ 지속이 불가피합니다.”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사진)은 국내외 에너지 동향에 대해 질문이 끝나자마자 ‘고유가’ 문제에 대해 거침없는 답변을 내놓았다. 국제유가 급등을 촉발한 것은 비록 리비아 등 중동지역의 정정불안 사태지만, 이제는 원유시장의 구조적 변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또 논란이 계속되는 석유제품 가격에 대해 “정부가 정유사들의 가격결정 구조 및 공급원가 측면으로 접근하는 것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정작 개선이 시급한 부분은 소매 유통구조”라고 지적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여파로 정부의 원전정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선 “지금은 원전 정책에 대해 냉정하고 다각적인 시각으로 검토할 때”라며 “국민불안을 해소하지 않고 기존 입장만을 고수할 경우 국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유일의 에너지·자원 국책연구기관을 이끌고 있는 김 원장을 지난 1일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실에서 만났다.

―중동 사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유가 움직임은.

▲국제 원유 시장은 이미 수급 측면에서 강세기조에 들어섰다. 지속적인 상승 가능성이 높아 고유가 시대 도래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리비아 사태가 인근 산유국으로 확산되는 것이다. 이 경우 유가급등이 일어날 것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오해하는 것과 달리 현재 사태의 장기화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리비아 사태로 원유 공급이 하루 100만배럴 감소했지만 이미 유가에 반영돼 있다. 추가 생산 여력도 충분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차질물량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도 강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현재 사태가 계속된다면 유가는 배럴당 110∼120달러선에서 등락을 계속할 것이고, 중동 사태가 잦아들면 배럴당 100달러선에서 안정화될 것이다. 100달러선이라고 해도 지난해 평균가격(78달러)보다는 크게 오른 수준이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놓고 논쟁이 계속되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휘발유, 경우 등 석유제품 가격을 원가적 측면에서만 접근한 것이 문제다. 여기에는 2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번째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국제유가의 등락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안된다. 특히 공급 원가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석유제품은 원유 정제과정에서 10여가지의 복합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제품별 원가를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컨대 소 한 마리를 잡았을 때 안심 원가, 등심 원가 따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특정 연도나 기간에 정유사가 어느 정도 수익을 얻었나, 이는 관행에 적절한 수준인가 등을 총괄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두번째 가격결정 구조의 비대칭성의 경우 분석하는 방법이나 시기에 따라 비대칭성이 생길 수도 있고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구분하기 어렵다. 정유사 쪽의 가격결정 구조보다는 유통마진 분야를 집중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문제는 소매경쟁이 안되는 것이다. 전국에 1만2500여개의 주요소가 있지만 정유사 폴을 고려하면 사실상 4개밖에 없는 것이다. 당연히 경쟁이 안된다. 정유사 공급가는 등락이 있었지만 소매가(주유소 판매가)는 한번도 안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불공정행위가 있다, 없다를 따지는 것은 효과가 일시적이다. 근본적인 것은 주유소들의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다. 대형마트 주요소, 자가폴 주유소, 셀프 주유소 등을 늘려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늘려야 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우리 정부의 원전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불안을 해소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 원전 정책에 대해 냉정하고 다각적인 시각으로 검토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상처가 덧났을 때는 절대 만지거나 수술하면 안된다. 국내 원전이 딱 이런 상태다. 현재 짓고 있는 원전은 계획된 공기에 맞춰 차질없이 건설하되, 신규 부지 선정을 진행 중인 원전 건설 계획은 다시 한번 검토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 추가 계획을 진행한다는 자체가 적절치 않다. 정부가 무리해서 신규부지 2개를 선정할 경우 과거 광우병 사태와 유사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마찮가지로 연구용역이 진행 중인 사용후 핵연료 처분절차도 국내에서 먼저 이슈화하기보다는 미국과의 원자력협정 개정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어느 것이 국익에 유리한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

―정부가 전기요금 현실화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는데.

▲전기요금 현실화는 연구원이 10년 전부터 주장해 온 것이다. 전기요금은 반드시 현실화해 생산 원가를 보전해줘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들의 전기소비 합리화와 발전사업자의 재무구조 건전화를 통한 재투자 활성화 구조를 정착시킬 수 있다. 전기는 편리하지만 가장 비효율적인 에너지다. 동일한 열량으로 비교하면 석유, 석탄 등 1차 에너지에 비해 원가가 2배 비싸지만 실제 요금은 절반 수준 밖에 안된다. 구조면에서 왜곡이 매우 심하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이 낮은 것이 큰 문제다. 일각에선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리면 우리 산업계의 경쟁력이 악화된다고 우려하지만 지금은 전기요금 싸게 해서 국제경쟁력 같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비정상적인 요금에 힘입어 경쟁력을 확보하는 산업이라면 그 산업은 도태돼야 한다. 값싼 전기요금이 신재생에너지산업 발달을 가로막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전기요금을 현실화한다면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채산성이 상대적으로 좋아지는 효과를 가져온다.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우선 연구원의 연구기반을 좀 확충하겠다. 현재 30여가지의 전망 모형을 사용하고 있는데, 최신 기법을 적용한 새로운 분석 틀을 만드는데 집중하겠다. 또 연구의 질을 향상시켜 에너지정책을 선도하는 기능을 대폭 강화시키겠다. 경영측면에선 투명경영과 신뢰경영을 더욱 굳건히 하겠다.
지난해 6월 취임할 때 ‘일할 맛 나는 연구원, 신나는 연구원 만들기’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 소통이다. 임기가 끝나는 시점까지 연구원들과 항상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yhryu@fnnews.com유영호기자

■김진우 원장 약력 ◇김진우 원장 약력 △57세 △부산 △서울대 농경제학과 △서울대 행정학 석사 △미국 콜로라도대 자원·환경경제학 박사 △한국동력자원연구소 책임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연구단장 △〃 연구조정실장 △〃 에너지정보통계센터 소장 △에너지위원회 에너지정책전문위원회 위원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