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현대重 ‘왕회장의 꿈’ 잇는다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4.05 16:59

수정 2014.11.06 22:35

현대중공업그룹이 왕회장(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못다이룬 꿈을 이룬다.

현대중공업은 5일 자본금 500억원 규모의 자원개발전문회사인 ‘현대자원개발’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종합상사, 현대미포조선, 현대오일뱅크 등을 참여시켜 자본금 500억원의 자원개발기업을 설립했다. 이중 현대중공업은 가장 많은 지분 40%를 투자했다.

현대자원개발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0년 당시 시베리아 산림 및 자원개발을 위해 설립한 ‘현대자원개발’의 사명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21년 만에 창업자의 뜻을 잇는 회사가 부활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생전에 자원개발에 대한 의욕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경제가 지속적인 발전을 하려면 목재, 석탄, 석유 등 자원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1989년 이후 옛소련을 드나들면서 시베리아를 포함한 북방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했다. 그러나 러시아 야쿠츠크 세계 최대 가스전 개발권을 정부 주도 컨소시엄에 빼앗기는가 하면 국내 첫 자원개발 전담기업인 현대자원개발은 그룹 구조조정으로 청산되기에 이르렀다.

세계적인 중공업 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자원개발사업은 지난 2009년부터 본격 시동이 걸렸다. 현대종합상사 인수를 비롯, 러시아 연해주 1만㏊ 농지 인수 등이 그 것이다.

그간 그룹내 자원개발은 현대종합상사가 도맡아왔다. 하지만 막대한 개발비용이 드는 자원개발사업의 특성상 현대종합상사 단독으론 투자비 확보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데다 계열사간 통합적인 사업추진도 한계가 있어 별도의 자원개발 전문기업을 설립했다는 게 현대종합상사 측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은 기존 현대종합상사의 자원개발업무를 현대자원개발로 이전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종합상사의 자원개발담당 임직원들도 현대자원개발로 이동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자원개발 대표이사 사장에 양봉진 현대종합상사 부사장을 내정했다. 양 신임 사장은 현대중공업 전무를 거쳐 현대종합상사 부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재무 및 자원개발 부문을 총괄했다.

현대자원개발과 그룹내 출자 회사와의 수익배분 관계는 일단 신규투자 외에 기존 사업의 소유권과 수익은 모두 기존 투자회사에 그대로 귀속된다. 즉, 현대자원개발은 기존 현대종합상사, 현대중공업이 진출한 자원개발 사업에 대해선 일종의 운용수익과 위탁관리비를 받게 된다.
일종의 사업개발자(디벨로퍼)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종합상사업계 관계자는 “자원개발 전문기업 설립은 자원개발 디벨로퍼로 사업기회를 적극 발굴하는 등의 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전에 비해 강력하게 (자원개발사업에)나서는 것 아니냐”며 관심과 긴장감을 보였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현재 현대종합상사와 함께 전 세계 8개국에서 광산, 에너지, 농림 등 분야 11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 니켈 광산과 예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 러시아 연해주 농장 등에 총 5억2000만달러를 투자했다.

/ehcho@fnnews.com조은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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