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재섭과 학규의 ‘분당의 결투’
구정치 1번지는 서울 종로, 신정치 1번지는 강남이다. 분당은 강남에 버금가는 명품 도시다. 따라서 ‘분당의 정치 결투’는 신정치 1번지의 결투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결투의 대결 날짜는 4월27일, 장소는 분당을 선거구, 대결 방법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대결에 쓰일 무기는 비밀 직접 보통선거로 공지됐다.
분당의 결투가 성가를 높이게 된 이유는 지역적 중요성 말고도 또 있다. 이 대결에 나서는 2명의 총잡이가 모두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대결에 나선 한나라당의 강재섭과 민주당의 손학규는 둘 다 당 대표를 지낸 거물들이다.
당 대표는 예전 같으면 당수나 총재에 해당한다. 대통령 후보나 총리가 될 최근접의 자리다. 언론에선 둘의 대결을 ‘빅 매치’라고 부른다. 경량급이 나섰다면 결코 이렇게 부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결을 ‘매치(match)’의 차원에서 보면 재미없다. ‘듀얼(duel)’의 수준으로 눈높이를 높여야 한다. 지역이 분당이고 총잡이가 모두 당대의 고수들이며 양쪽 응원단이 한국 정치를 쥐락펴락 하는 패거리들인데 어찌 시합이라고 격하시키나.
결투라고 불러야 한다. 미국 서부에서도 존 웨인이나 게리 쿠퍼가 나서면 결투라고 부르지 않나. 대결에 나선 재섭과 학규도 자신들의 위상을 잘 알아야 한다.
마주 선 총잡이들은 대개 서로 노려보며 한마디씩 내뱉는다. “이 시간 이후에 나는 있고 너는 없을 것이다!” 참 멋진 말이다. 그런데 둘이 이구동성으로 “너는 분당을을 잘 발전시킬 수 없지만 나는 잘 발전시킬 수 있다.”라고 말한다면?
맙소사. 이것이 구의원 선거인가 시의원 선거인가. 분당동 수내동 정자동 금곡동 구미동은 이미 ‘천당 아래 분당’인데 무슨 지역 발전 운운인가. 뭐 유권자가 그걸 원한다고? 어이 분당에 사는 내 친구 유권자, 알고 보니 자네 형편없구만.
둘은 적어도 이렇게 말해야 한다. “이명박 다음을 넘보는 너의 부패 보수 패거리의 꿈은 헛되고 헛되다” 그러면 상대방은 “김정일 만세를 부르는 너의 망령된 패거리는 오늘로서 종언을 고할 것이다”라고.
/[email protected]김성호 주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