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인증과 유사한 민간인증 많아 기업들 ‘이중부담’
158개에 달하는 국내 인증은 크게 법정 인증과 민간 인증으로 양분된다.
하지만 대체로 인증 획득에 따른 실익이 적고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7개 부처가 평가하는 법정인증의 경우 부처별로 흩어져 있다보니 ‘중복인증’이 많아 기업들에 이중고를 안겨주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특정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인증제를 도입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법정인증과 겹치는데다 비용부담이 큰 민간인증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국내기업들이 인증을 받기위해 쓴 비용은 무려 4조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처 이기주의를 버리고 중복되는 인증을 통합해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처별로 산재된 법정인증 통합해야
법정인증은 17개 중앙부처가 제품과 서비스, 시스템 등이 표준 또는 기술기준에 적합한지를 평가하는 ‘적합성 평가’다.
법정인증은 강제 인증과 임의 인증으로 구분된다. 강제 인증은 제품의 생산·유통을 위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인증이다. 공산품 안전인증, 정수기 인증, 안전설비 인증 등 9개 부처에서 모두 39개 인증을 운용·관리하고 있다.
임의 인증은 환경보호와 에너지 절약 등 특정 정책 목적 달성을 위해 정부 17개 부처가 법에 의해 시행하는 인증이다. 환경부의 환경마크를 비롯해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우수제품인증(GQ마크), 농림부의 친환경농산물인증, 산자부의 KS마크 등 59개에 달한다.
법정인증은 통일된 절차나 기준, 용어 등이 없어 부처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혼재한다. 용어만 하더라도 인증, 인정, 검사, 검정, 형식승인, 인허가, 지정, 등록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시장 진입을 위해 반강제적으로 획득해야 하지만 막상 획득하면 차별화가 어려워 비용대비 실익이 적은 것도 문제다.
임상수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증이 부처별로 흩어져 있어 기업들이 이중고를 겪게 된다”며 “중복되는 인증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 효과 위해 인증제 도입, 기업부담 가중
최근에는 정부가 특정 정책을 장려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증제를 도입하기도 한다.
여성가족부에서 주관하는 가족친화기업 인증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2008년 도입된 가족친화인증제도는 근로자가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을 심사해 인증하는 제도다.
도입된지 3년이나 흘렀지만 인지도가 낮고 인센티브도 적어 기업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드는 비용과 노력에 비해 인센티브나 홍보효과가 그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증획득으로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는 신용보증기금의 보증한도를 우대해주고 국방부, 조달청의 물품구매 입찰 시 가점을 받을 수 있는 정도가 전부라 기업들은 ‘실질적인 혜택’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성부는 재정지원이 필요한 인센티브 도입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2008년에 가장 먼저 도입한 14개 회사는 올해 유효기간이 만료돼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다시 신청을 할지 우려된다.
■민간인증, 법정인증과 겹치고 비용 부담도 커
Q마크로 대표되는 민간 인증은 법적 근거 없이 협회, 조합, 시험연구원 등 민간에서 자체 규정과 기준에 따라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인증이다.
지경부가 파악하고 있는 민간 인증은 현재 60개지만 경기도 G마크 등 전국의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임의로 주는 인증까지 합치면 그 수는 수백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간 인증은 대부분 정부 산하기관이나 관련 협회에서 발급하다보니 법정인증과 겹치기 일쑤인데다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주요 민간 인증의 경우 1개 인증을 얻는 데 드는 비용이 1000만원을 넘어선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각종 인증을 받기 위해 사용한 4조원 중 절반인 2조원가량이 각기 다른 민간 인증을 받기 위해 똑같은 검사를 받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400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제품인증 관련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 40%의 응답자가 ‘과다한 비용부담(초기 인증비용 및 사후심사 등 유지비용)’이라고 답했다.
/[email protected]박신영 유영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