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3시간 동안 검찰·법원·변호사업계 개혁안에 대해 '마라톤 회의'를 벌였으나 검찰·법원 개혁안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다음 달께 다시 논의키로 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재벌이나 국가 고위층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는 중앙수사부의 역할을 서울중앙지검 등 다른 쪽에서 담당한다는 것은 검찰을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대검에서 총장이 직접 지휘하는 중수부의 경우 그나마 외압을 덜 받을 수 있지만 지검이 특권층을 수사하는 경우 외압을 감당키 어려워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중수부 기능을 다른 곳에 넘기라는 것은 고위층, 특권층 비리에 대해 수사하는 '척'하라는 거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법원 측은 대법관을 증원하는 문제에 대해 국민의 고통이 가중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대법원으로 가는 재판건수는 늘어나겠지만 그럴수록 국민의 법률비용이 늘어나고 전관변호사를 쓰는 경우도 늘어날 수 있다는 논리다. 앞서 이용훈 대법원장은 "(대법관을 늘려) 상고심 사건이 늘어나게 되면 비싼 전관변호사를 쓰는 경우가 많아져 결국 변호사만 좋아질 뿐"이라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이날 전체회의의 핵심 쟁점이던 검찰·법원 개혁안은 여야 의원 간 이견이 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대검찰청 중수부 폐지, 판·검사 비리를 수사하는 특별수사청 신설, 대법원 재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대법관 증원 문제에 대해서는 검찰과 법원 양측이 강한 반대논리를 내세우고 있어 다음 달 논의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사개특위는 변호사관계법 소위가 보고했던 전관예우 방지안에 합의해 6월 안에 마무리짓기로 했다.
전관예우 방지안은 판·검사가 퇴직한 근무지에서 1년간 사건을 수임할 수 없도록 하고 수임 금지대상 사건은 민·형사·행정·가사 등 모든 사건에 적용토록 했다. 또 법무법인 등에서 담당변호사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가담해 수임료를 받는 경우도 역시 수임 금지를 어긴 것으로 간주키로 했다. 로스쿨 수료생들도 법무법인에서 실무수습할 경우 단독수임하거나 공동으로 수임하는 것도 금지토록 했다. 변호사관계법 소위원장인 홍일표 의원은 "전관예우 방지를 위한 수임제한 등은 큰 틀에서 이견이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이 부분을 4월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해서 합의를 봤다"고 설명했다.
/ksh@fnnews.com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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