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에 짓눌려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을 앓으며 살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이 행복하게 공부하면서 살도록 하고 싶습니다”
교육공익단체인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교바사) 이찬승 대표(전 능률교육 대표·사진)는 “학생들에게 받은 사랑을 교육을 바꾸는 일로 되돌려 주고 싶다”며 공익단체 설립이유를 밝혔다.
이 대표는 한국의 대표적인 영어교재 저자다. 자신이 설립, 30년간 젊음을 불사르며 키워온 회사를 떠난 이유에 대해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는 시점부터 교육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해외 교육컨퍼런스에 참여하면서 세계 수준의 교육연구와 우리나라 연구의 격차가 너무 큰 것을 깨닫고 우리사회의 의식 및 시스템이 변하지 않는 데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출판중심이던 회사가 교육사업에 뛰어들면서 젊은 40대 대표가 회사를 이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회사를 떠난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런 이 대표의 생각을 담고 탄생한 것이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이다.
이 대표는 “지식정보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중요해진 능력이 고단위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며 “이런 21세기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국가에는 교육의 방향성을, 학교에는 뇌과학을 이용한 과학적 접근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연간 6만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는 실정에서 교육소외 계층 학생들이 자신의 인지수준에 맞는 특수한 교재와 프로그램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서울시내 공부방과 지역아동센터 중에서 3, 4곳을 선정해 시범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소외 계층 학생들의 영어교육을 염두에 두고 프로그램을 도입하려 했으나 아이들의 한국어 능력이 부족해 뜻을 이룰 수 없었다는 이 대표는 “빈곤환경에 있는 아이들은 언어활동에 노출될 기회가 적었는데 우리말이 먼저 되지 않으면 영어를 공부할 수 없기 때문에 먼저 우리말 문해력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추고 차차 다른 과목으로 확장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혁신학교 활동에 대해 이 대표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성공을 이끌어내기는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혁신학교가 성공하려면 뚜렷한 철학, 돈,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게 사람”이라며 “결과물을 내기 위해 서두르기보다는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함께 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군데 정해진 곳만 잘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교가 혁신학교가 되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에게 교육의 목표를 물었다. 그는 “홍익인간, 전인교육이라는 교육목표는 쉽게 와닿지 않는다”며 “이상(理想)과 같은 구호보다는 글로벌 무한경쟁 속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1차적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교육을 받아도 연봉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대학생들이 몰리는 것을 보면 현실적으로 교육목표를 잡아야 한다”며 “전인교육이라는 이상에 다가서기 위해서라도 가족과 함께 따뜻한 집에서 민주시민으로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먼저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art_dawn@fnnews.com손호준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