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전라남도 영암 F1 서킷. 한국타이어가 후원하는 ‘드리프트 스쿨’이 열렸다. 드리프트는 차를 미끄러트리며 주행하는 기술로 일본에서 시작됐다. 정해진 코스를 가장 빠르게 달리면 승리하는 ‘드래그 레이스’보다 아기자기한 표현(?)이 가능한 경기다. 하지만 차가 미끄러지는 가운데 조정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어 기술이 강조된다.


한국타이어를 통해 교육에 참가한 신청자들이 아침 일찍 영암 F1경기장에 모였다. 아마추어 레이싱대회인 DDGT를 운영하는 MK 이맹근 대표가 드리프트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국산 후륜구동 스포츠카가 등장하면서 드리프트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드리프트 예찬을 시작했다. “약간의 튜닝만으로 대회에 참석할 수 있고 속도와 힘 보다는 기술이 중요한 경기라 드라이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자동차 레이스 드리프트 대회
드리프트 대회는 일본에서 시작됐다.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친숙한 만화 ‘이니셜D’가 일본의 드리프트 열풍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2000년대 초반에 미국에서의 열풍을 시작으로 세계 자동차 경주에 ‘드리프트’라는 종목이 추가되기 시작했다. 국내에도 2006년부터 ‘드래그&드리프트>’라는 뜻의 ‘DDGT’ 경기가 시작됐다.
드리프트의 핵심 타이어
국내 모터스포츠의 현실이 그렇듯 드리프트 대회도 공간이 부족하다. 이날 강사로 나선 한 레이서는 “저희는 사실 힘들게 배웠어요. 심야에 공터에서 배우다가 쫓겨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드리프트가 정식 대회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음지에 있던 드리프트를 양지로 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국내 모터스포츠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셈이다. 다른 모터스포츠도 똑같겠지만 특히 드리프트 대회는 타이어가 중요해 후원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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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전내내 드리프트를 연습한 차량의 뒷 타이어. 트레드가 닳아 없어질 정도로 타이어의 마모가 심한 것이 드리프트다. /사진=이다일기자 |
드리프트는 어떻게 하나
자동차 경주를 스케이팅과 비교하자면 드래그 레이스는 스피드 스케이팅이고 드리프트 대회는 피겨스케이팅이다. 빨리 달리는 것 뿐만 아니라 얼마나 정확한 라인으로 움직이는가도 중요하다.
드리프트의 시작은 간단하지만 당황스럽다. 변속기를 1단에 넣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뒷 바퀴가 헛돌기 시작하고 차는 굉음을 내며 정면이 아닌 옆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때 스티어링휠과 가속페달을 조작해 원하는 방향으로 차를 몰아간다. 글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옆 자리에 동승한 레이서가 알려준대로 달리다보면 어느새 차는 드리프트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드리프트는 차를 앞이 아닌 옆으로 움직이는 방법이라 처음 시작하면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가장 쉬운 기술은 원을 그리며 도는 ‘원돌기’, 그리고 두 개의 원을 합한 ‘8자 돌기’로 이어진다. 그리고 영화에 나오는 멋진 턴을 구사할 수 있는 ‘J턴’까지 마스터하면 드리프트의 초급기술은 마스터한 셈이다.
오후까지 계속된 드리프트 스쿨을 마스터한 참가자들은 F1서킷을 체험하기도 했다. 모두 자신의 차로 서킷을 달린다는 셀렘에 상기됐다. 선수들과 기록차이는 크지만 세계적 수준의 F1서킷을 달려보는 것은 흔한 경험이 아니다.
20여명의 참석자들 가운데 대부분이 모든 코스를 마스터했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모비벅스팀의 김상진 선수는 “약간의 운동신경만 있으면 1시간만에 모두 배울 수 있다”며 “일반 도로에서 위험하게 진행하는 폭주는 사라져야하고 경기장에서 안전하게 모터스포츠를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car@fnnews.com, twt:@leedail 이다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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