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생활과학칼럼] 세제별 표준사용량 실천하시나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5.19 17:04

수정 2014.11.06 18:24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 때까지 여러 종류의 가정용 세제를 사용한다. 세안용 비누, 샴푸, 보디 클린저, 주방용세제, 세탁용 세제 등이 그것이다.

세제는 원료에 따라 크게 비누와 합성세제로 나눌 수 있다. 비누는 동식물성 유지로 만들어지고, 합성세제는 석유화학 공업에서 오는 원료가 기반이다.

고형비누는 천연 동식물성 유지에서 오는 약산성의 지방산과 강염기인 수산화나트륨(가성소다)의 반응에 의해 만든다.

합성세제는 주성분인 계면활성제에 다양한 종류의 보조성분인 조제(builder)가 배합되어 만들어진다. 이러한 합성세제는 제1차 세계대전시 천연유지 부족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보급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일이다.

초기 합성세제는 계면활성제의 생분해가 잘 되지 않고 중요 조제인 인산염이 하천의 부영양화를 초래해 심각한 수질오염의 원인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생분해가 잘 되는 직쇄상 계면활성제를 사용하고 인산염도 제올라이트로 대체되어 수질오염에 대한 우려는 많이 줄어든 상태다. 또 세제 중의 공기층을 제거하고 황산나트륨과 같은 조제의 양을 줄여 결과적으로 계면활성제의 농도를 높인 고밀도세제나 농축세제 등이 개발되어 시판 중이다. 이러한 세제들은 표준사용량이 일반세제의 50% 혹은 30%라서 세제 사용량 감소로 수질오염을 줄일 수 있고 용기 축소에 따른 보관 용이, 에너지 절감 효과도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세제 사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보다는 무엇을 사용할 것인가에 더 관심을 둔다. 합성세제는 무조건 인체와 환경에 유해하므로 천연유지로 만들어진 비누를 사용하자거나 또는 밀가루나 쌀뜨물 등 천연 물질을 사용하는 것이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밀가루나 쌀뜨물 등은 물론 비누도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OD)이 합성세제보다 높아 환경에 그리 좋지 않다. 따라서 그냥 버려지는 쌀뜨물을 식기 세척에 활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일부러 밀가루로 식기 세척을 할 필요는 없다. 비누는 합성세제보다 생분해가 쉬운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비누 사용량이 증가하면 그에 따라 유기오염 부하가 증가할 뿐 아니라 원료가 되는 천연유지 부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어떻게 세제를 사용하는 것이 수질 오염을 줄일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임의의 양을 사용하는 세안용 비누, 샴푸, 보디 클린저 등은 가능한 한 적은 양을 사용하고 식기세척기와 세탁기용 세제는 표준 사용량을 지키는 게 좋다. 세탁용 세제는 종류에 따라 표준사용량이 다르므로 각각의 세제에 맞는 계량스푼을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거품이 많이 나는 세제는 계면활성제를 액체, 기체 계면인 엄청난 면적의 거품 부위에 집중시켜 세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헹굼에 많은 물이 필요하게 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세탁용 세제의 표준 사용량은 세제의 포장용기에 표시되므로 이를 잘 지키는 것이 꼭 필요하다.
간단하고 쉬운 방법으로 환경오염을 줄이는 것이 인류의 공동 자산인 지구를 좀 더 건강하게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한남대학교 의류학과교수 김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