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다면 이들 고졸 직원 대우는 대졸 직원과 비교해 어느 정도일까. 사실 은행은 금융권 최고 직장으로 꼽히는 만큼 학력 등의 차별을 뛰어넘는다 하더라도 연봉이나 승진 등에서까지 동등한 대우를 받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연착륙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깐깐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은,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선발
지난 17일 하반기 공개채용 150명 중 50명을 고졸 출신으로 뽑겠다고 밝힌 산업은행은 전체 지점장 중 3분의 1 정도가 고졸 출신이다.
산은은 이번에도 고졸자 50명을 전원 정규직으로 선발키로 했다. 계약직으로 뽑으면 고졸자들을 실망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도 금융업계에 고졸 직원 채용을 확산시키려면 산은이 앞장서서 정규직을 뽑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지점 근무자 중 계약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직원이 상당수 있으나 이들의 정규직 전환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산은은 이러한 제반사항들을 하반기 공채를 뽑는 시점인 11월 전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은 매년 20개 정도의 점포를 신설해야 하기 때문에 고졸 직원이 많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정규직으로 계속 뽑아도 문제가 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산은은 고졸자들이 입사 후 2년 정도 지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이후 일정 시험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해 왔다.
대우는 고졸자라도 꽤 괜찮은 편이다. 우선 연봉 차이가 크지 않다. 이번에 채용하는 고졸 직원들의 연봉은 2400만∼2500만원가량. 신입 대졸 공채의 초임 2800만∼2900만원과 비교할 때 대학과 군필기간 등을 고려하면 차이가 없는 편이다. 정규직이기 때문에 각종 경조금, 자녀학자금, 전세금대출 등 복지혜택도 똑같이 받을 수 있다. 산은 측은 "고졸자는 직장에 다니면서 대학을 다니게 해 자연스럽게 학력 문제도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업銀, 대졸자와 대우 차이 적어
고졸 채용 문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기업은행이다. 현재 1732명의 계약직이 있으며 올해도 고졸 출신 20명을 뽑았다. 전체 직원 1만1000여명 중 고졸 정규직은 3151명이고 이 중 지점장 이상급은 420명이다.
입사 후 2년이 지나면 계약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이 가능하고 정년 59세까지 고용이 보장된다. 첫해 연봉은 2500만원가량. 3000만원에 약간 못 미치는 공채 입사자와 큰 차이가 없다.
눈에 띄는 점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평균 88%에 이른다는 점이다. 기업은행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 시 임차보증금 지원과 학자금대출을 제외하고 유치원·초·중·고교 학자금과 같은 복지혜택을 정규직 사원과 동등하게 적용하고 있다. 또 무기계약직이 되면 정규직 전환 기회가 제공되는데 현재 506명이 전환되어 근무 중이다. 올 하반기 인사에서 용산지점에 근무하는 이애리 과장이 고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과장급으로 승진했다.
기업은행은 오는 12월 중 특성화고 출신 졸업생 40여명을 추가로 채용할 방침이다. 현재 신한은행을 비롯해 일부 시중은행도 하반기 추가 채용을 계획 중이다.
은행 관계자는 "고졸 출신 비정규직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면 복지혜택은 차이가 없다. 다만 직급제한 때문에 갈수록 연봉 차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원활한 정규직 전환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toadk@fnnews.com김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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