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한나라당,복지·재정 황금비율 찾아야

파이낸셜뉴스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19일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당이 중도좌파까지 포용하는 쪽으로 외연을 넓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모든 국민이 더불어 행복한 선진복지국가'라는 당의 새로운 비전도 제안했다. 예전과 비교하면 '복지'라는 단어가 새로 들어간 것이 눈에 띈다.

한나라당의 '좌클릭'은 작년 6월 지방선거 패배와 지난 4·27 재보선의 분당을(乙) 쇼크를 계기로 예견됐던 일이다. 이후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홍준표·황우여 체제로 전열을 재정비했고 여의도연구소장에는 소장파 정두언 의원이 임명됐다. 이들의 면면을 볼 때 정통 보수에서 이탈하려는 한나라당의 몸부림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두언 소장은 20일 "지금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은 노무현 정부 말기와 똑같다"며 "이대로 가다간 총선에서 완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복지 끌어안기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집권을 지상목표로 삼는 정당의 속성상 더 많은 유권자의 뜻에 부응하려는 노력을 마냥 비판할 수만은 없다. 시야를 넓히면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시장만능주의가 득세한 결과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빈부격차가 심해졌다. 미국식 세계화 논리에 충실했던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친기업을 표방한 이명박 정부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진 데는 이 같은 배경이 있다. 일부에선 대·중기, 부자·서민 간 양극화가 자칫 체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긴다. 그것은 복지 확대가 필연적으로 재정에 흠집을 내기 때문이다. 예전에 남미를 휩쓴 포퓰리즘은 지금 그리스 등 유럽 경제를 수렁에 빠뜨린 원흉이다. 이웃 일본과 세계 최강 미국도 분에 넘친 나랏빚 때문에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질 처지에 있다.

이렇게 볼 때 한나라당의 노선 변경은 복지와 재정건전성 사이의 균형점에서 멈추는 게 옳다. 자꾸 왼쪽으로 치우치면 복지지상주의를 추구하는 진보세력과 다를 게 없다. 복지와 재정건전성의 황금비율을 찾아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것은 집권당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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