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더반의 기적’ 한국경제 새 기회로] (上) ‘나가노의 눈물’ 교훈 삼아 ‘평창의 환희’로

윤휘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7.27 17:10

수정 2011.07.27 17:10

우리나라가 세 번의 도전 끝에 드디어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흔히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두고 '더반의 기적'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기적'은 아니다.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에 앞서 우리는 지난 2003년과 2007년 연속으로 유치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 그리고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 국민이 혼신의 힘을 기울여 치밀한 노력을 기울인 끝에 유치에 성공했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는 기적이 아니라 '국민적 노력의 성과물'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지난해 2월부터 이달 초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 참석까지 약 1년6개월 동안 170일간의 해외출장을 다녔다. 이 회장이 다닌 이동거리는 21만㎞로, 이는 지구를 다섯 바퀴 넘게 돈 거리다. 이명박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과 수많은 기업과 국민이 일궈낸 성과다.

■동계올림픽 유치효과 최대 64조9000억

2018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강원도 평창, 강릉, 정선 등 3개 시·군에 집결하는 선수와 임원진, 취재진 등만 해도 80여개국에서 2만6000여명에 이른다. 이 밖에 응원단과 관광객 등을 합치면 40만명 내외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로 64조9000억원의 직·간접적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우선 올림픽 행사를 치르기 위한 투자효과가 16조4000억원에 이르고 관광객들의 소비지출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4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올림픽 개최에 따른 직접적인 효과만 해도 21조1000억원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올림픽 개최 이후 국가 이미지 제고 효과가 11조6000억원이 발생하며 강원도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상할 경우 이에 따른 관광효과가 32조2000억원 등 43조8000억원의 간접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40조원가량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제21회 동계올림픽을 통해 우리나라가 거둬들인 경제적 가치가 20조1768억원가량인 점에 비춰 우리나라가 동계올림픽을 직접 개최할 때는 이보다 더 큰 직·간접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경우 우리나라는 종합 5위를 기록하며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했으며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는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이 같은 선전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통해 국가 홍보효과 1조2096억원, 기업 이미지 제고 8400억원, 기업들의 매출증대 효과 14조8308억원, 사기진작 3조2964억원 등 20조1768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산업연구원은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총생산 유발효과는 20조4973억원, 고용 유발효과는 23만25명, 외국인 관광객 수는 19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하루에 쓰는 돈은 30만6000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더반의 기적'을 '평창의 기적'으로 만들어야

일부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치효과가 최대 64조9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에 대해 '장밋빛 전망'이라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개최 이후 불황에 빠졌다는 것을 근거로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이후의 건물 유지보수 비용 등을 지방자치단체가 충당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관광객 방문 등이 기대만큼 많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그러나 기적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효과가 64조9000억원에 이른다는 전망에 대해 "이 같은 막대한 경제적 효과는 단지 가상적 추산에 불과하다"며 "실현 여부는 지금부터 대회 준비를 차질 없이 수행하는 데 달려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대한상공회의소도 "동계올림픽 유치가 인프라 투자와 국가이미지 제고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의 노력 여부에 따라 경제적 효과의 규모가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는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로 우리나라는 1988년의 서울올림픽, 2002년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이어 3대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국가가 됐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도 이들 3대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한 국가는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5개국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로 대한민국의 국격과 국가브랜드 제고의 결정적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기장 및 교통망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따른 경기부양 및 일자리창출에다 우리나라의 위상 제고에 따른 교역기회·수출증대 효과 등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이며 정부와 기업, 국민의 노력 여하에 따라 '평창의 기적'이 된다는 것이다.

/yhj@fnnews.com윤휘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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