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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장흥도에 위치한 포항창싱다오판재(板材)가공유한공사(포스코-CDPPC) 후판 가공공장 내부는 무더위 속에서도 후판 절단작업으로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
【다롄(중국)=조은효기자】 더운 열기가 가득한 공장 내부엔 후판 절단기가 굉음을 내며 돌아갔다. "포스코의 중국 동북3성 지역 주요 판매 거점이 될 것"이라는 현지 직원의 목소리가 귓가에 따갑게 울렸다.
이곳은 지난 6월 포스코가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창싱다오(장흥도)에 완공한 포스코 첫 해외 후판 가공센터인 포항창싱다오판재(板材)가공유한공사(포스코-CDPPC)다. 포항과 광양에서 만든 후판은 이곳을 통해 중국 동북부지역 조선사, 기계업체로 판매된다.
현재는 다롄시로부터 확보한 총 46만㎡ 부지 중 1차로 20만7000㎡에 절단공장 등 3개 공장과 사무동, 기숙사 등이 들어서 있다. 향후 후판 판매량 추이에 따라 남은 2차 부지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는 보통 포스코 해외 철강 가공센터의 3∼4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생산설비도 연간 후판 및 열연제품을 40만t까지 가공처리할 수 있도록 구축됐다. 보하이만 일대 후판 수요량이 400만t인 점을 고려할 때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거대한 규모와 설비로 미루어 이곳을 중국 동북부지역 진출을 위한 주요 거점으로 삼겠다는 포스코의 야심찬 구상을 짐작하게 했다. 지난 6월 완공식 때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이곳에 지분 10%를 투자한 강덕수 STX 회장까지 참석해 이곳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현재 공장 밖에선 다음달 완공을 목표로 부두 건설이 진행 중이다. 이 회사 유성철 부장은 "포스코의 동북삼성 물류 기지로 운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개 5000t을 하역할 경우 약 6∼7일이 걸리는 데 비해 이곳엔 최신설비를 갖춰 5∼6시간이면 단숨에 하역작업이 마무리 되도록 설계됐다.
당초 포스코-CDPPC는 지난 2009년 포스코 광양제철소 후판공장 건설과 함께 추진됐다. 광양 후판공장과 함께 현대제철도 후판시장에 뛰어들게 되면 국내 시장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게 당시 경영진의 판단이었다.

일단 입지조건 면에선 유리한 고지에 섰다.
다롄은 습기가 거의 없고 서늘한 기후를 띤다. 이 때문에 대부분 철강 수요처인 조선소와 기계업체들이 다롄을 비롯해 보하이만 일대에 밀집해 있다. 공장 바로 좌측엔 STX다롄조선소가 있으며 우측에선 중국 최대 조선소인 다롄선박중공(DSIC)의 수리조선소 건설이 진행 중이다. 현재는 DSIC의 수리조선소만 들어서지만 다롄시가 장기적으로 시내에 있는 DSIC 전체를 장흥도로 이전하는 작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장흥도 전체가 본격 조선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또 장흥도 바로 앞 교류도엔 일본, 싱가포르 조선소들도 조선소 건설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포스코-CDPPC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이 들썩이고 있는 상황이다.
바다 건너 산둥성엔 대우조선해양 옌타이 조선소와 삼성중공업 선박블록공장, 현대종합상사가 운영하고 있는 칭다오-현대 조선소 등 국내 조선사들의 현지 사업장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관건은 후판가격이 t당 150∼200달러 낮은 중국 제철소들과 경쟁해 승부를 봐야 한다는 거다.
이광호 포스코-CDPPC 법인장은 "고급강재 수요처인 국내 조선사를 비롯, 일본 등 해외 조선사들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며 "인근에 진출한 이마바리조선소를 비롯 두산엔진 등과는 이미 거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철강사들과 차별화해 고급 열연제품 판매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h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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