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다가오면 45도 자세로..” 경찰관이 전하는 성추행 대처법

남형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7.28 11:26

수정 2011.07.28 11:19

1192명. 지난해 붙잡힌 지하철 성추행범의 숫자다. 2009년 671명에 비해 77.6%나 늘어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올해 6월 통계). 최근에는 한 50대 남성이 옆자리 20대 여성 승객을 애인인 척 성추행하는 등 방법도 교묘해지고 있다.

지하철 성추행의 상황과 맞닥뜨렸을 때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서울지방경찰청 박승일 경찰관은 28일 경찰청 공식블로그인 폴인러브( http://polinlove.tistory.com)에 ‘직접 지하철 성추행범 단속 후 얻은 대처법’이란 제목의 성추행 상황별 대처법에 관한 글을 올렸다.

박승일 경찰관은 “경찰관들의 예방과 검거활동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와 각별한 주의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특히 성추행은 피해자의 고발이 있어야하는 친고죄기 때문에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하철 성추행의 5가지 상황과 그에 맞는 대처요령을 제시했다.

첫째는 ‘지하철 몰카’를 막기 위한 방법이다.
박씨는 “지하철역 계단의 경사가 가파르고 에스컬레이터가 긴 곳에서는 가방을 뒤로 메거나 손에 들고 있는 책을 뒤쪽으로 해야한다”고 전했다. ‘지하철 몰카’ 피해 사례를 보면 위와 같은 장소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자세를 옆쪽으로 향한 채 서 있는 것도 좋다”고 강조했다.

둘째는 가벼운 신체 접촉이라도 즉시 불쾌한 반응을 보이며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씨는 “피해 여성들은 불쾌감이 들어도 수치심 때문에 쉽게 반응을 보이지 못한다”면서 “범인이 여성들의 이런 약점을 이용해 더욱 과감하게 범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혼잡한 지하철에서는 가급적 제일 앞쪽이나 뒤쪽 칸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성추행범들은 항상 자신의 범행이 발각될 경우 도주할 수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첫번째 칸이나 맨 뒤 칸의 경우 한쪽으로만 이동할 수 있어 피한다는 것. 박씨는 “특히 첫번째 칸은 역무원의 도움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범인을 검거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직접 신고하기 꺼려지거나 상황상 어려울 경우 ‘112 문자메시지’를 적극 활용할 것도 당부했다. 성추행 피해시 문자메시지 수신번호을 ‘112’로 해서 ▲자신이 타고 있는 지하철 칸번호 ▲지하철의 이동 방향을 함께 발송하면 신고 접수가 된다는 것이다. 박씨는 “예컨대 ‘지하철 2호선 시청에서 신촌 방향 ooo번호에서 검정색 점퍼 착용 20대 남성 성추행범 도와주세요’라고 보내면 된다”면서 “자신이 통과하는 역도 함께 보내면 좋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은 혼잡한 지하철 내에서 성추행을 방지하기 위한 자세에 대해 언급했다. 박씨는 “낯선 남성이 자신의 뒤쪽으로 다가올 때 등을 보이기 보다는 서 있는 방향을 45도 각도로 바꾸면 좋다”고 당부했다.
마주보는 자세보다는 옆으로 몸을 조금만 틀어도 쉽게 범행을 포기한다는 설명이다.

박씨는 그 밖에도 “범인이 흉기를 소지하거나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에 대비하면서 신속하게 현장에서 벗어나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본 글은 박승일 경찰관의 블로그 ‘경찰관이 바라 본 세상에서’( http://blog.daum.net/policepr/)에서 확인할 수 있다.

/humaned@fnnews.com 남형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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