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3D영화 ‘7광구’..아직 갈길 멀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8.01 09:20

수정 2011.08.01 08:41

한국 최초 IMAX 3D 영화, 하지원·안성기·오지호 등 블록버스터급 캐스팅, ‘해운대’의 윤제균 제작, 흥행 승부사 김지훈 감독, 순 제작비 100억원.

수많은 수식어들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7광구’가 이번주 개봉한다. ‘7광구’의 흥행여부에 따라 한국 3D영화의 판도가 갈릴 수도 있어 이번주 개봉성적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2006년 한강에 ‘괴물’이 나타나고 2009년 백만 인파가 모인 ‘해운대’를 쓰나미가 쓸고 간 이후 우리 영화도 ‘할수있다’는 자신감을 갖게됐다. 하지만 ‘7광구’의 3D 제작으로 한국영화가 다시 한 번 기술적으로 도약하기에는 아직은 모자란 듯 보였다. 입체감이 돋보였어야 할 괴생명체는 생각보다 징그럽지 않았고 탐사대원들이 사투를 벌이는 장면도 3D 영화에서의 효과를 극대화 하지 못했다.



기술적인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이야기도 없었다. ‘7광구’는 제주도와 일본 규슈 사이에 있는 해저 광구로 실재하는 공간. 19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시절 일본과 50년 공동개발 협정을 맺고 ‘7광구’ 시추가 진행됐다. 가난하던 대한민국은 산유부국의 꿈으로 부풀었지만 일본이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발을 중단했다. 이같은 역사는 영화에 전혀 녹아있지 않다. 왜 ‘7광구’여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조차 없었다. 뜬금없는 ‘7광구’에서 갑자기 나타난 괴생명체를 이해시키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영화 초반부 시추선에서의 대원들의 생활을 그린 부분도 지루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극중 연인으로 나오는 해준(하지원)과 동수(오지호)의 바이크 신이 왜 나오는지에 대한 답이 영화 말미에 나오는 식의 전개는 식상했다. 괴생명체와 대원들이 맞서게 된 극한 상황에서의 어설픈 코미디는 불편하기까지 했다.

다만 국내에서 독자개발한 우리 기술력만으로 만든 최초 3D 영화라는 점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모두 CG작업으로 채워졌기 때문에 시추선과 괴생명체가 없던 상황에서 상상에 의지한 채 그린매트를 배경으로 사투를 벌인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력은 볼만하다.

제작진은 언론시사회 후 5∼6분 가량 러닝타임을 줄였고 색보정과 입체감에 신경썼으며 엔딩신에 7광구의 탄생 배경을 설명하는 자막을 추가했다고 한다.
실제 개봉하는 ‘7광구’가 얼만큼 변화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관객들의 몫이다. 4일 개봉.

/true@fnnews.com김아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