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3차원(3D) 영화, 하지원·안성기·오지호 등 블록버스터급 캐스팅, '해운대'의 윤제균 제작, 흥행 승부사 김지훈 감독, 순 제작비 100억원.
이런 화려한 수식어를 자랑하는 영화 '7광구'가 이번주 개봉한다. '7광구'의 흥행 여부에 따라 한국 3D영화의 판도가 갈릴 수도 있어 이번주 개봉 성적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2006년 한강에 '괴물'이 나타나고, 2009년 1000만 인파를 모은 '해운대' 이후 우리 영화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하지만 '7광구'의 3D 제작으로 한국영화가 다시 한 번 기술적으로 도약하기에는 아직 모자란 듯 보였다. 입체감이 돋보였어야 할 괴생명체는 실감이 나지 않았고 탐사대원들이 사투를 벌이는 장면도 3D 영화의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했다.
기술적인 부분도 아쉽지만 이야기 전개도 맥이 빠졌다. 7광구는 제주도와 일본 규슈 사이에 있는 해저 광구로 실재하는 공간.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일본과 50년 공동개발 협정을 맺고 7광구 시추가 진행됐다. 가난하던 대한민국은 산유부국의 꿈으로 부풀었지만 일본이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발을 중단했던 게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과거는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나지 않았다. 왜 7광구여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조차 없었다. 뜬금없는 7광구에서 갑자기 나타난 괴생명체를 이해시키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였다.
영화 초반부 시추선에서 대원들의 생활을 그린 부분도 지루했다. 극중 연인으로 나오는 해준(하지원)과 동수(오지호)의 바이크 신이 왜 나오는지에 대한 답이 영화 말미에 나오는 식의 전개 역시 식상했다. 괴물과 대원들이 맞서게 된 극한 상황에서의 어설픈 코미디는 불편하기까지 했다. 다만 국내에서 독자개발한 우리 기술만으로 만든 최초 3D 영화라는 점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모두 CG 작업으로 채워졌기 때문에 시추선과 괴생명체가 없던 상황에서 상상에 의지한 채 그린매트를 배경으로 사투를 벌인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력은 볼만하다.
제작진은 언론 시사회 후 5∼6분가량 러닝타임을 줄였고 색 보정과 입체감에 신경 썼으며 엔딩신에 7광구의 탄생 배경을 설명하는 자막을 추가했다고 한다. 실제 개봉하는 '7광구'가 얼마만큼 변화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이제 관객들의 몫이다. 4일 개봉.
/true@fnnews.com김아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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