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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중심 혼인생활' 갈등 부부..법원 "이혼해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9.10 10:21

수정 2011.09.10 10:21

잦은 시댁방문과 남편 집안 중심의 결혼생활에 불만을 느끼면서 갈등을 빚어온 부부가 추석명절을 계기로 결국 갈라섰다.

서울가정법원 가사5단독 최정인 판사는 L씨(38ㆍ남)와 S씨(30ㆍ여) 부부가 배우자를 상대로 낸 맞소송전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고 자녀의 양육권을 아내에게 지정한다"는 판결을 했다고 10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사내연애를 통해 2007년 결혼한 S씨는 시부모의 뜻에 따라 1주일에 3~4회 같은 아파트 단지에 있는 시부모의 집을 방문해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연간 10여 차례 시댁 조상의 제사나 차례에 참여했다.

S씨는 잦은 시댁 방문, 식사준비와 뒷정리, 제사준비 등에 부담을 느끼면서 자신이 가족구성원으로 대우받기 보다는 '일하는 사람' 취급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L씨에게 신경질을 부리는 것으로 이를 해소해왔다.

여기에 L씨가 회식 등으로 귀가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자주 다투면서 갈등을 깊어졌고 2009년 추석에 기어코 사달이 났다.



추석 전날 S씨는 자신은 시댁에서 혼자 차례준비를 마무리한 뒤 녹초가 돼 집으로 돌아왔는데 L씨가 시댁에서 머물다 30분쯤 뒤에야 귀가하자 욕설과 함께 L씨의 뺨을 때리고 옷을 찢기까지 했다.


결국 추석당일 L씨는 자신의 부모에게 아내의 행동을 알렸고 1주일 뒤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최정인 판사는 "L씨는 핵가족 위주의 가족관에 익숙한 아내가 전통적인 가족규범에 근거한 남편 집안 위주의 생활을 하면서 인격적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며느리로서의 의무만 강요받는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지 않고 별거를 선언한 뒤 곧바로 소송을 제기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씨 역시 대화와 타협으로 고충과 불만을 합리적으로 해소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남편에게 신경질을 부리거나 화를 내고 욕설ㆍ폭행행위를 반복해 온 점에서 잘못이 있다”며 “남편과 아내의 책임은 어느 쪽이 더 무겁다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등하며 양측의 위자료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