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은 어떻게 매번 되돌아오는 걸까?"
"부메랑을 던지면 빙글빙글 돌잖아! 혹시 그것 때문이 아닐까?"
"회전하면서 방향을 바꾼다고? 그냥 원래 가던 방향으로 가려고 하지 않을까? '관성의 법칙'인가 하는 것도 있잖아."
"회전하는 물체도 계속 회전하려는 '회전관성'을 가지고 있어. 그런데 회전하는 물체에 다른 방향으로 힘을 주면 어떻게 될까? 방향을 바꿀 수 있지 않겠어?"
"하늘을 날아가는데 무슨 힘을 받겠어? 공기의 힘을 받는 건가?"
"정답! 공기의 힘을 이용하는 거야."
철수는 집에 가서 모형 비행기를 가져와 비행기 날개를 자세히 보라고 했다. 그리고는 비행기 날개는 윗면이 볼록하고 아랫면이 평평하게 생겼다는 점을 꼭 기억하라고 했다.
"윗면이 볼록한 모양이 중요한 거야?"
"그것 때문에 비행기가 하늘을 날 수 있거든. 날개의 윗면이 아랫면보다 더 볼록하면 날개 위쪽으로 지나가는 공기의 속도가 아래쪽보다 더 빨라진대. 그러면 아래쪽에 있는 공기가 날개를 위로 밀게 되지. 이걸 '양력'이라고 해."
"근데 부메랑도 양력을 이용한다는 거야?"
"응. 부메랑을 한번 만져 봐. 비행기 날개처럼 한쪽은 볼록하고 다른 쪽은 평평하지? 이렇게 생긴 물체가 하늘을 날아가면 평평한 쪽에 있던 공기가 볼록한 쪽으로 부메랑을 밀게 돼."
그러니까 부메랑이 회전하면서 앞으로 나갈 때, 한쪽에선 양력이 작용하는 거였다. 부메랑 모양 때문에 볼록한 쪽으로 미는 힘이 생기고 이것 때문에 방향이 바뀐다는 것이다.
"부메랑이 방향을 바꾸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어. 부메랑이 날아갈 때 윗날개와 아랫날개가 받는 힘은 반대가 되거든. 위쪽 날개는 회전하는 방향과 나아가는 방향이 같아서 힘을 많이 받고, 아래쪽 날개는 두 방향이 반대라서 힘을 적게 받는 거지."
"그러면 어떻게 되는데?"
"위쪽 날개는 빨리 돌아갈 테니까 주변 공기의 속도가 빨라지게 되고, 반대로 아래쪽 날개 주변의 공기 속도는 느려지겠지. 그러면 두 날개가 받는 힘이 달라서 균형이 깨지면서 부메랑이 한쪽으로 기우는 거야."
이렇게 한쪽으로 기울어진 부메랑도 회전은 계속하게 된다.
"세차운동은 또 뭐야?"
"잘 돌고 있는 팽이에 힘을 줘서 살짝 기울여 봐. 그래도 팽이는 쓰러지지 않고 크게 원을 그리면서 돌지? 이건 팽이가 중심축을 기울인 채 하나의 선 주위를 돌았다는 뜻이야. 다시 말해서 선을 가운데에 두고 큰 원을 그렸다는 거지."
"원은 언젠가 만나잖아."
"그래. 그러니까 부메랑이 빙글빙글 돌면서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거야."
부메랑이 돌아오는 원리에 이렇게 많은 과학 원리가 숨어 있는 줄 몰랐다. 철수 녀석은 언제 저런 걸 다 공부한 거지? 나도 오늘부터 장난감 하나도 예사로 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엔 철수에게 더 많은 과학 원리를 알려줘야지!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자료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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