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부터 1억까지..내 전화번호도 돈이 된다?
‘010-1004-1004’
기억되기 쉬운 숫자의 조합으로 이뤄진 전화번호, 이른 바 골드넘버의 거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골드넘버 거래 전문 사이트에 따르면 골드넘버의 매물건이 매년 15~20%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건수는 7777, 0000, 5555, 3333, 1111 순으로 나타났고 평범해 보이더라도 기념일이나 자동차 번호판 등 개인과 연관성이 있는 번호의 거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골드넘버는 이삿짐센터와 대리운전업체, 전화업무를 많이 하는 영업직에겐 유용한 마케팅 수단이 되기 때문에 상당한 가격을 주고 거래된다. 한 골드넘버 거래 사이트를 살펴본 결과 가격이 적게는 5만원부터 많게는 1000만원을 넘어서는 번호도 매물로 올라와 있었다.
보통 기억되기 쉽고 특이할수록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1004, 8282 혹은 같은 번호의 연속으로 이뤄진 번호가 인기다. 해당 사이트의 한 관계자는 “예전엔 똑같은 번호로만 이뤄진 한 번호가 1억원에 거래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골드넘버의 거래는 직거래 방식이다. 우선 파는 사람이 골드넘버를 거래하는 사이트에 자신이 직접 가격을 설정해 번호를 등록을 한다. 해당 번호와 가격을 보고 마음에 드는 사람이 전화를 걸면 서로 만나 통신사 대리점으로 가서 명의를 변경한다. 통신사가 다른 경우엔 새로운 통신사의 가입을 해서 골드넘버를 취득한다. 업계에 따르면 요즘엔 업체나 영업직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거래도 활발하다.
자신이 쓰던 번호를 매물로 내놓는 경우도 있지만 전문적으로 골드번호를 취득해 판매하는 ‘꾼’들도 있다. 골드넘버를 판매하는 ‘꾼’ 김모씨는 “각 통신사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번호를 보고 괜찮은게 있으면 명의변경을 신청해 취득한다”며 “보통 통신사들에서 새벽에 많이 번호를 뿌린다”고 귀띔했다.
골드넘버 거래 업체의 한 담당자는 “골드넘버에 관심있는 이들은 단순 거래를 넘어 게시판을 통해 번호에 대해 토론하거나 서로의 번호의 가치를 측정해 보는 등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이는 골드번호 거래뿐만 아니라 골드번호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umw@fnnews.com 엄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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