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대표적인 항생제 카나마이신(kanamycin)의 생합성 과정을 순수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이번 성과는 내성 없는 차세대 항생제 개발에 기여할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10일 이화여대 윤여준 교수와 선문대 송재경 교수가 주도하고 이화여대 박성렬 박사가 참여한 이 연구 결과가 ‘네이처 케미칼 바이올로지’(10월 9일자)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순수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연구가 짧은 분량의 레터(Letter) 형식이 아닌 전문(Full article)으로 실린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윤 교수팀은 유전자 조작이 어려운 균주의 생합성 유전자를 조작이 쉽고 생산성이 뛰어난 균주에 옮겨 발현하는 방법(이종숙주 발현 시스템)으로 카나마이신의 생합성 경로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카나마이신 합성에 관여하는 모든 유전자를 선별해 여러 개의 유전자 조각으로 잘른 뒤 레고 블록처럼 조립했다. 이후 유전자 조작이 쉬운 또 다른 방선균(스트렙토마이세스 베네주엘라)에 넣고 다양하게 조합된 유전자 세트(스트렙토마이세스 세포)에서 만들어낸 물질을 하나씩 확인하는 방법(조합생합성 방법)으로 카나마이신 합성 경로를 규명했다.
윤 교수팀은 항생제들의 생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을 다양하게 조립해 새로운 구조의 항생물질(1-N-AHBA-카나마이신 X)을 생합성하는 데도 성공했다. 또한 현재까지 반합성으로만 생산되던 아미카신을 미생물 배양에 의한 생합성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의약품의 특정 화학구조를 변형시키는 개량신약 개발뿐 아니라 신개념의 신약과 고가 의약품으로 상업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pado@fnnews.com 허현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