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기스트(Krugist)', 샴페인의 본고장 프랑스 상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샴페인 '크루그' 마니아를 일컫는 말이다. 브리태니커에도 등재됐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마리아 칼라스, 코코 샤넬, 마돈나, 조르지오 아르마니, 케이트 모스, 안나 윈투어 등도 크루기스트로 알려져 있다. 크루그는 상파뉴에서 한해 생산되는 샴페인 중 0.2%에 불과하다.
유럽 왕실에서도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만 내놓을 정도로 크루그는 희소성과 맛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1843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6대째 대를 이어온 크루그 와이너리는 직접 손으로 포도 하나하나를 수확한다. 한해 생산되는 양은 고작 250병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와인이 15개월 내외의 숙성기간을 거친다면 크루그는 15개월 숙성 후 또다시 6년간 숙성과정을 거친다. 피노누아, 피노뫼니에, 샤도네이 품종이 블렌딩된다는 것 외에 크루거의 제조 노하우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3가지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진 와인 중 빈티지 50종 이상을 선별해 블렌딩하는 것이 크루거만의 스타일이다.
170년 가까운 역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제조방법은 전혀 문서화되어 있지 않았다. 대신 매년 한결같은 맛을 내기 위해 1월이면 크루그 와인메이커와 전 세계로 흩어진 크루그 가문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억을 더듬어 블렌딩을 한다. 어찌보면 전근대적으로 보여도 이것이 크루그 명성의 기반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세계적인 와인 매거진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가 발표하는 샴페인 평가 점수에서 크루그는 1994년 이후 16년 동안 한번도 빠짐없이 최고점을 받았다. 또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저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와이너리(The World's Greatest Wine Estates)'를 통해 크루그를 "생산되는 샴페인 중 가장 생명력이 긴 샴페인"이라고 극찬했다.
크루그 와이너리에서는 크루그 그랑퀴베 외에 크루그 로제, 크루그 클로드메닐, 크루그빈티지(단일 빈티지로만 제조) 등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크루그 가문에서도 단연 크루그 그랑퀴베를 자신들의 대표 와인으로 꼽는다. 크루그 그랑퀴베의 가격은 30만원대로 크루그 와이너리에서 가장 고가인 크루그 클로드메닐은 이보다 5배가량 고가다. <도움말: MH샴페인즈&와인즈(구 모엣헤네시)>
/yhh1209@fnnews.com유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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