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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수술후 사망‘ ..강남세브란스 의료과실 인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1.08 16:30

수정 2011.11.08 14:14

갑상선 수술 직후 환자가 호흡곤란을 원인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산소 공급을 위한 응급처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종합병원의 의료과실을 인정하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7부(재판장 이경춘 부장판사)는 갑상선 전절제술(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후 사망한 A씨의 유족들이 “의료진의 과실로 A씨가 사망했다”며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 연세대학교와 수술담당 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병원 측은 42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저산소증 따른 뇌기능장애 원인 사망

법원에 따르면 2009년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A씨는 같은 해 5월14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갑상선 전절제술을 받은 후 오후 1시40분경 회복실을 거쳐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5시30분경 A씨가 수술부위에 출혈과 부종(부어오름)이 생겨 호흡곤란으로 힘들어하자 의료진은 곧바로 수술부위를 절개, 다량의 혈종을 제거한 후 산소공급을 위해 1차로 기도삽관(폐에 가까운 기관에 산소를 직접 공급하기 위해 관을 삽입하는 시술)을 시행했다.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약 5분 후 A씨에게 심정지가 발생하자 의료진은 2차로 기도삽관을 실시했고 25분이 지나 산소포화도가 99%를 기록, A씨는 회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A씨의 뇌는 장시간 저산소증에 노출돼 중증도의 뇌기능 장애가 남게 됐고, A씨는 의식개선 없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수술 한 달 뒤인 2009년 6월 주요 장기들이 동시에 나빠지는 상태를 의미하는 ‘다발성 장기부전’을 직접사인으로 사망했다.

저산소증 상태가 5분 이상 지속되면 후유증이 심각해 뇌기능이 회복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호흡곤란 증상 대처 못한 병원 책임 인정

이에 A씨 유족들은 “갑상선 전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 조심스럽게 종양을 제거해야 하고 출혈발생 시에도 주의 깊게 지혈을 해야하는데도 병원 측이 이를 게을리 한 만큼 4억2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저산소증이 발생한 경우 병원으로서는 적절한 위치에 기도삽관이 시행됐는지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의료진이 1차 기도삽관 후 별다른 확인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결국 A씨의 뇌가 장시간 저산소증에 노출됐고 사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2차 기도삽관 이후에도 A씨의 산소포화도가 상승하지 않았기 때문에 1차 기도삽관의 실패라고 보기 어렵다’는 병원 측 주장에 대해서도 “1차 기도삽관 이후에 A씨에게 심정지가 발생하고 저혈압 상태가 지속되는 등 심폐기능이 약화됐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갑상선 절제술의 경우 모든 출혈을 막을 수는 없고 지혈 후 혈종이 발생할 확률이 극히 낮은 점 등을 감안, 병원 측 책임을 40%로 제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이 적법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추가적으로 “1차 기도삽관 직전 A씨의 산소포화도는 72%에 불과할 정도로 이미 목 부위에 심한 부종과 출혈로 호흡이 곤란해진 상태였음에도 의료진이 이전 2시간 동안에 이에 대한 변화를 관찰했다는 아무런 진료기록이 없다”며 “의료진은 수술 후 환자의 경과관찰 및 호흡곤란 증세에 대한 처치과정에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의사로서의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