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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대박’

이승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9일 오전 8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5층 회의실로 들어서는 박재완 장관의 표정은 밝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지연 등 정책 혼선이 계속되고 있는 요즘 상황에서 보이기 힘든 표정이었다.

박 장관은 회의가 시작하자마자 "방금 기쁜 소식이 나왔다"며 "10월 취업자 수가 50만1000명 늘 정도로 '고용대박'"이라고 말했다.

경제에 대해 좀처럼 단언을 하지 않는 박 장관은 자신감 넘치는 이 같은 말로 회의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수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0만1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2.9%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실업률이 2%대로 떨어진 것은 2002년 11월(2.9%) 이후 9년 만이다.

취업자 수는 10월 기준으로 2000년(52만2000명) 이래 가장 많이 증가했다. 올 10월까지 월 평균 취업자는 40만7000명 늘어나 2004년 이후 최대다.

수치상으로는 '고용 서프라이즈'다. 고용이 호조를 보인 것은 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서비스업 취업자는 55만5000명 증가했다.

박 장관은 "1년 전에 비해 인구가 45만4000명 늘었는데 늘어난 인구를 모두 흡수하고 남을 정도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고용의 질도 상용직이 51만7000명 늘어나는 등 수치상으로는 개선되고 있다. 취업자 증가는 고용률과 실업률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고용률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59.9%로 집계됐다.

청년 고용 여건도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청년층(15∼29세)의 인구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만9000명 감소했지만 취업자는 2만명 증가했다.

하지만 10월 고용동향은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낙관'할 수만은 없는 부분도 많다. 우선 제조업 취업자 수가 3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2010년 1월 이후 19개월째 증가세였던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 8월 0.7%(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10월까지 3개월째 줄고 있다.

통계청 송성헌 고용통계과장은 "올해 전자제품과 정보기술분야 수출, 생산이 부진했다"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 일자리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자영업자가 10월 10만7000명 늘어나는 등 3개월째 증가세인 것도 좋은 신호만은 아니다. 자영업자 증가는 내수 시장 성장의 지표이기도 하지만 최근 서비스업 경기 둔화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는 경제 전체에 오히려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임금 근로자 중 임시직이 9월까지 감소하다 10월 들어 5000명 늘어나는 등 증가세로 반전된 것도 고용흐름을 낙관하기 힘든 요인이다.

/relee@fnnews.com서혜진 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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