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할인점에서 휴대폰 못 살 이유없다

파이낸셜뉴스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년 5월부터 휴대폰을 할인점·온라인쇼핑몰·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도록 길을 텄다. 할인점 등에서 산 휴대폰에 가입자 식별용 유심(USIM) 칩만 꽂으면 즉시 개통된다. 이미 미국·유럽 등 많은 나라에선 이런 방식으로 휴대폰을 사고 판다. 우리도 진작에 이랬어야 했다. 그래야 판매업자 간 선의의 경쟁으로 휴대폰 가격이 떨어진다. 다만 방통위는 분실·도난 신고된 휴대폰은 블랙리스트에 올려 통신망 접속을 차단키로 했다.

개방형 블랙리스트 제도는 이통사 전산망에 미리 등록된 휴대폰에 한해 개통을 허용하던 기존의 폐쇄형 화이트리스트 제도와 대비된다. 폐쇄형은 판매장려금과 보조금, '노예계약' 약정이 뒤얽힌 불투명한 유통구조를 낳았다. 그러나 앞으론 마치 대형 양판점에서 컴퓨터·냉장고를 비교 구매하듯 휴대폰을 살 수 있다.

개방형 판매가 기존의 휴대폰 유통 관행을 얼마나 바꿀지는 미지수다. 보조금에 익숙해진 이들이 과연 할인점에서 선뜻 목돈을 낼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효과가 어떻든 경쟁을 통해 통신 물가를 인하하려는 통신 당국의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

팔 비틀기 식으로 통신료를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 스마트폰 2000만대 시대에 기본료 1000원 인하, 무료문자 50건 제공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강제 인하보다는 업체 간 자발적인 경쟁으로 가격인하를 유도하는 제도적 접근이야말로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당장 휴대폰 판매 자유화는 이제껏 이통사의 재고·중고 단말기에 의존해 오던 저가형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자들에겐 단비 같은 소식이다.

더불어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과 서비스도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한다. 와이브로를 기반으로 한 제4 이통사가 낮은 통신료를 무기로 돌풍을 일으키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기존 업체들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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