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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설문조사인데..” KT, 2G 가입자 속여 ‘서명’까지

2G 서비스 가입자를 줄이기 위한 KT의 행태가 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G 종료 서명지’를 ‘방송통신위원회 설문조사’로 속여 가입자 서명을 받으려고 하는 등 비윤리적 방법까지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제보자 최 모씨(24)의 집에는 KT 김해지사의 직원 한 명이 찾아왔다. 최 씨의 어머니가 2G 가입자였기 때문이다. 최 씨에 따르면 직원은 “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에서 KT에 요청해 설문조사 중이다”라며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

▲ KT 직원이 건넸다는 2G 종료 동의 서류.

최 씨가 스캔해 전해온 서류에는 ‘2G(CDMA) 서비스 종료 안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서류엔 2G 종료 안내와 3G 전환시 얻을 수 있는 혜택 등이 설명돼 있다.

이어 2개의 선택지가 나오는데 모두 ‘2G 종료 승인’을 동의하는 항목 뿐이다. 위에 있는 선택지는 ‘2G 종료 승인시 KT 3G로 전환’이며 아래 선택지는 ‘2G 종료 승인시 KT 2G 서비스 해지’이다. 어떤 것에 표시해도 2G 서비스를 종료하는 데에는 동의하는 것이다.

서류 하단에는 가입자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쓰고 서명하도록 빈 칸을 마련해 놓았다. 서류 어디에도 방송통신위원회 설문조사임을 나타내는 문구는 없다.

KT가 2G 가입자를 줄이기 위해 사활을 거는 이유는 4G LTE 사업 추진 때문. 2G 가입자를 더 줄여야 방통위에서 서비스 종료 허가가 나고, 나아가 4세대 통신망 서비스인 LTE 추진 작업에 탄력이 붙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끊임 없이 2G 종료 안내 문자를 보내고 통화를 시도하는 등 KT의 무리한 행동으로 2G 가입자들의 눈쌀을 찌뿌리게 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최 씨는 “어머니가 혼자 계셨을 때 직원이 찾아왔다면 방통위 설문조사인줄 아시고 동의하셨을 것”이라면서 “그렇게 생각하면 (속인 것에 대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방송통신위원회 통신경쟁정책과의 한 관계자는 “직접 방문해서 2G 종료 안내를 할 수는 있지만 강요하거나 속이는 행위는 문제가 있다”면서 “심한 경우 조사에 들어갈 수 있으며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방통위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humaned@fnnews.com 남형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