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노조 피로증,‘정치투쟁 싫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1.17 17:45

수정 2011.11.17 17:45

지난해 노조 조직률이 9.8%에 그치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상급단체에서 이탈하는 단위노조가 늘었다고 한다. 산업구조 변화와 노사 선진화에 따른 시대적 흐름의 반영이다. 노동운동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선한 바람이다.

노조 조직률은 노조 가입이 가능한 근로자 중 실제로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 비율이다. 이 비율이 지난해 한 자릿수로 낮아진 것은 근로자 10명 중 1명만이 노조에 가입했다는 의미다.

우리의 노조 조직률은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1989년 19.8%로 정점을 찍은 뒤 차츰 줄면서 급기야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제조업 중심이던 산업구조가 서비스업 위주로 이동한 게 주요 요인이다. 기업이 복지 확대 등을 통한 노사문화 정착에 힘쓴 것도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노조 피로증은 다름 아닌 상급단체의 구태의연한 행태 때문이다. 상급단체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투쟁과 같은 정치투쟁을 주도하는 한 근로자들이 외면하는 건 당연하다. 지난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조합원 수는 2009년에 비해 각각 1.6%, 1.4%가 감소한 게 그 방증이다. 단위노조가 한국노총에서 8.8%(221개), 민주노총이 21.9%(121개)가 빠져 나간 것도 마찬가지다.

근로자들은 복지 및 근로조건 개선 등에 관심이 높다. 이런 뜻을 반영해 단위노조는 이미 '실리 챙기기'로 돌아섰다. 파업을 불사하며 강경투쟁을 벌였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노사관계가 대립과 갈등에서 공생으로 방향을 튼 셈이다.

근로자의 이런 인식 변화는 노사 선진화에 청신호다. 기업은 근로자의 능력 개발과 소통에 힘써 건전한 노사문화의 장을 활짝 열어야 한다.
노조는 '투쟁'의 깃발을 내리고 붉은 머리띠를 푸는 게 시급하다. 신세대와 여성 인력의 입맛에 맞도록 노조운동을 대전환해야 한다.
복수 노조 시행과 제3노총 출범은 '실용주의'가 노조 경쟁력의 핵심임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