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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4개월 남긴게 더 많다] (1) 신시장 개척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1.20 18:39

수정 2011.11.20 18:39

▲ 지난 7월 한 달간 영국 최대 소매유통점포인 테스코 뉴몰든 엑스트라점에서 열린 한 식품 특판전에서 영국인들이 우리 제품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유럽의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1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4개월간 누적 교역량은 전년동기대비 11.9%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발효 이후 첫 달 적자를 기록했으나, 8∼9월에는 다시 흑자로 전환했고 빠르게 흑자폭 확대 추세에 있다.

특히 FTA 발효로 기존에는 진출이 미흡했으나 관세인하 효과가 큰 품목을 중심으로 유럽시장 신규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어 앞으로 흑자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우리 기업들은 유럽의 대형 소매유통회사에 가공식품 진출과 유럽 고급 백화점에 패션, 공예 등 한국산 명품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관세인하 또는 철폐에 따른 제품의 가격경쟁력 강화로 단기 한-EU 업체 간 협력 강화, 장기 시장확대 효과도 기대된다.


이미 유럽시장에 진출해 품질이 검증된 업체를 중심으로 대형 바이어와의 신규 계약 체결에 나서고 있으며 유럽의 글로벌 기업의 경우 한·EU FTA를 계기로 아시아의 주요 부품 구입처를 중국에서 한국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단희수 구주협력과장은 "신시장 개척을 위해 제품에 유럽 규정을 적용, 유럽시장에 적합한 브랜드 개발과 라인업 구성 등에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또한 우리 중소기업은 유럽기업이 요구하는 국제인증 획득 등을 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테스코, 해로즈백화점 등 유럽대형유통회사 진출

신시장 개척의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먼저 '영국 테스코 식품시장 개척'을 꼽을 수 있다.

지난 7월 1일 한·EU FTA 잠정발효와 동시에 한달 동안 영국 최대 소매유통점포인 테스코 뉴몰든 엑스트라점에서 한식품 특판전을 개최했다.

라면, 과자류, 김, 참기름 등 7월 1일부터 100% 관세감면이 적용되는 품목을 중심으로 100여종의 우리 식품이 참여했다. 가공식품은 관세인하폭이 20∼30%에 달하기도 해 관세혜택이 큰 품목이다.

이번 특판전을 통해 2만5092파운드(1만9092개)의 판매 실적을 달성했고, 26개 품목이 정식납품에 필요한 매출을 통과(모듈당 5000파운드 이상)했다.

지난 8월부터 특판전에 참여했던 CJ, H-mart·K-mart(현지 한인마트)가 공식벤더등록을 위한 협상을 개시했고, CJ로 단일화해 등록을 추진 중이다. 국내 식품유통업체 최초로 글로벌대형유통기업에 공식벤더로 등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달 중으로 테스코에 공식벤더등록을 완료하고 납품물량 및 점포수에 대한 협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26개 품목을 내년 4월부터 영국내 테스코 엑스트라매장(대형점포) 100개에 납품하는 방안에 대해 잠정 합의하고 100여개 대형점포 매출실적 성과를 토대로 매출점포를 영국 내 전체 테스코매장(2000여개)으로 확대하는 방안 추후 협의키로 했다.

유럽 최대 백화점으로 꼽히는 영국 해로즈백화점 진출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한·EU FTA 발효에 따라 유럽 명품이 한국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데 대응해 우리 명품의 유럽진출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8월 28일부터 한달간 유럽 최고의 백화점인 해로즈에서 한국 명품 브랜드전을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LS네트웍스, 트로아, 맘키드, 녹차원, 휴롬, 오로라월드 등 패션, 공예, 전통차 및 건강용품, 주방용품, 완구 분야에 2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정보기술(IT) 및 전자제품으로 대변되는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 폭을 명품, 패션, 소비재, 식품으로 확대하고 기업들의 대유럽 소비재 시장 진출을 지원한 것이다. 한·EU FTA 발효를 계기로 프리미엄 코리아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 명품 브랜드로 성장이 유망한 중견·중소기업의 해로즈 입점을 적극 모색했다.

행사 개최 후 해로즈 측과 판매 성과가 좋고 기존 제품군과의 차별화가 되는 2∼3개 제품을 내년초에 신규입점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특히 맘키드 크래프트(도자기 및 공예품)는 9월 23일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과 1차 납품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또한 해로즈의 프로모션·마케팅·구매·식품 분야 관계자들과 긴밀한 협력채널을 구축해 향후 진출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격경쟁력 확보되면서 스마트미터기, CCTV 등 신시장 개척

'영국 스마트미터기 시장'은 한·EU FTA 발효로 새롭게 개척됐다.

영국 정부는 2017년까지 3000만가구 및 오피스를 대상으로 5300만개의 스마트미터기 보급을 목표로 2014년 2·4분기부터 6대 에너지공급사별 책임하에 스마트미터기 조달·보급절차를 개시할 계획이다.

British Gas는 영국의 6대 대형 에너지 공급사로 500만가구에 전기와 가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송전설비 등 관련 설비를 유럽 및 아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현재 한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제품은 세일즈 및 고객서비스 담당 직원 및 엔지니어들의 외근용도로 사용하는 모바일 IT 제품이 가장 크고 실제 전기, 가스 사업에 쓰이는 제품은 거의 없었으나 FTA로 인한 관세철폐로 인해 한국산 전기계량기 등의 수입을 검토 중이다.

British Gas는 IT 제품 생산 대국인 한국으로부터 저렴한 네트워크 장비(루터 등 홈네트워크 허브), 통신 케이블, 스마트미터 단말기 등 관련 시스템의 수입을 원해 제조사들과 접촉 중이다.

한국산의 가장 큰 문제점이 가격이며 주요 경쟁국인 중국, 대만 등의 제품과 그간 가격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어 구매를 꺼렸던 것이 사실이나 FTA로 인해 가격경쟁력이 확보되면 한국기업들로부터의 공급루트 개발에 더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중국산 등 제품이 한·EU FTA 로 인해 자극을 받아 가격을 더 낮추려는 움직임이 없어 한국산에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 CCTV 보안카메라 시장'도 유망하다.


기존에는 중국산 제품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시장진입이 어려웠으나, FTA 발효 후 관세 면제로 인한 한국산 제품의 선호도가 증가했다.

관세면제와 동시에 한국업체들은 5% 이상 제품가격을 인하해 중국 제품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코트라 런던무역관은 한국 제조사에 FTA 관련 인증 신청과 기존 라인업에 유럽형 모델을 추가적으로 도입할 것을 조언했고 영국 Videcon사의 한국산 제품 수입은 월 10만달러에서 15만달러로 증가했다.

/padet80@fnnews.com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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