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내리고,지방은 오르고’ 주택시장 양극화 현상 심화
대내외적인 악재로 주택시장이 급격한 변화를 맞는 가운데 낮은 주택보급률과 투기수요 차단에 기반한 과거의 각종 규제 등 부동산 관련 로드맵을 달라진 시장환경에 맞춰 새롭게 짜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도권 주택시장이 과열되고 지방은 침체한 상황에서 도입해 시행 중인 수도권 역차별 규제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주택시장은 글로벌 재정위기와 경제성장률 둔화 및 물가 불안 등으로 투자심리가 냉각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장기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중산층의 주택구매력 저하로 주택 수요와 공급이 모두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수위가 높은 수도권은 정부의 잇따른 경기 활성화 대책에도 회복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과열된 시장상황에서 만들어진 정부 간섭 위주의 규제를 과감히 덜어내는 한편 역차별적인 요소를 제거해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 시장의 기능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른 한편으로는 건설업계가 다양해진 주거 수요에 맞는 주거상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지방과의 역차별로 꽁꽁
27일 부동산업계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과 지방 간 주택시장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008년 이후 수도권은 2009년 한 차례 반등을 제외하고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지방의 집값은 강세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지역의 아파트 시세는 2008년 연간 2.79% 떨어진 뒤 2009년에 3.52% 반짝상승하다가 2010년과 2011년(11월 25일기준)에 각각 3.05%, 0.75% 떨어져 2년 연속 하락세다. 이에 비해 지방의 아파트 시세는 2008년 1.39%, 2009년 3.08%, 2010년 7.26%에 이어 올해는 10.83% 껑충 뛰어 대조를 보였다. 그동안 공급물량 부족에 시달린 지방의 주택시장 환경이 영향을 미쳤지만 차등화된 지역간 규제도 이 같은 양극화에 한몫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의 경우 지방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대출규제에서 자유롭다. 전매제한기간은 수도권이 1∼5년이고, 지방은 아예 제한이 없거나 최고 3년으로 수도권보다 기간이 짧다.
재개발사업으로 지어야 하는 임대주택비율은 수도권은 17∼20%, 지방은 8.5∼17%로 하한선에서 격차가 크다. 2·11 전·월세시장 안정대책으로 내놓은 '수도권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최대 20% 확대'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지난 5월 국무회의 통과 후 6월 9일부터 시행되면서 수도권 상한선이 높아졌다.
청약통장가입기간에 따른 1순위 청약자격은 지방은 6개월이지만 수도권은 2년으로 길다. 지방은 짧은 기간에 청약 1순위 자격을 충족할 수 있는 데다 대출규제를 받지 않아 수도권에 비해 내집마련이 수월하다.
보금자리주택도 시범지구부터 4차지구까지 모두 수도권에 집중돼 주변 집값 하락을 부추긴 것도 지방과 다른 점이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적용시점(관리처분 계획인가 신청 사업장 대상)이 수도권은 2006년 9월 25일 이후, 지방은 2009년 7월 1일 이후로 수도권이 3년여 앞서 적용되는 사업장이 더 많다.
대한주택보증이 환매조건부로 매입하는 민간 미분양아파트도 현재는 지방 중심이다. 자금여유가 있을 때 수도권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당첨될 때 재당첨을 제한하는 기간도 수도권은 과밀억제권역의 경우 3∼5년이고, 수도권 비과밀억제권 및 지방은 1∼3년이다.
■민간부문, 정부간섭 최소화해야
전문가들은 규제는 필요하되 최소한의 범위에서 각종 규제 등 제도를 시장변화에 맞게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건설산업연구원 두성규 박사는 "차등화된 지역간 규제를 비롯한 다양한 규제와 주택공급·분양 제도 등은 과거 주택보급률이 낮아 양적 확대가 절실했던 시기에 만든 것"이라며 "주택보급률 상승과 함께 주거욕구가 다양해지고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현재의 시장상황과는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두 박사는 "바뀐 시장상황에 맞게 정책 방향과 제도 등을 모두 재정비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 주택시장에서 정부는 공공부문 영역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민간부문은 간섭을 최소화한 작은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설사들이 획일적인 아파트 공급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주거상품을 개발, 공급하도록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시장여건 변화로 과거에 투기수요로 판단하고 규제했던 것은 이제는 유연하게 재정비해야 한다"며 "낮은 주택보급률로 무주택자들의 주거안정에 초점을 두고,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데 중점을 둔 규제들이 변화하는 부동산 시장에 맞는지를 정부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winwin@fnnews.com오승범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