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권 민간협회장도 모피아가 싹쓸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1.28 17:30

수정 2011.11.28 17:30

연말 새롭게 교체되는 금융권 민간협회들의 회장 자리가 모조리 옛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관료들의 이너서클인 '모피아' 출신들에게 돌아갔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행정고시 17회)이 은행연합회장에 30일 취임할 예정인데 이어 내달 초에 바뀌는 생명보험협회장에도 재경부 출신인 김규복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행시 15회)이 내정됐다. 이로써 선거를 통해 뽑은 금융투자협회장을 제외하고 은행, 보험, 카드업계 대표 단체장들이 모두 재경부 출신들로 채워지게 됐다.

모피아란 재정경제부를 영문으로 표기한 약어(MOFE)에 마피아를 합성한 말로 금융권에서는 요직을 독점하는 재경부 고위 관료들을 일컫는 일종의 은어다.

모피아 출신들은 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그대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게 금융권의 오래된 전통이다.

선후배들끼리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주요 요직들을 돌려막기 하듯 나눠 가지기 때문이다.

박 전 수석은 재경부에서 나온 이후 우리금융지주 회장,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지냈으며 김규복 내정자도 정부의 입김이 강한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3년간 지냈다. 문재우 손보협회장(행시 19회)은 금융감독위, 대통령 인수위, 증권선물위원회 등을 섭렵했으며 이두형 여신협회장(행시 22회)도 금융감독원과 증권금융 대표 등 금융권의 노른자위를 거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관장 자리가 교체될 시기가 되면 어디서 누구를 밀고 있다는 얘기가 암암리에 흘러나온다"며 "특히 민간 협회장 자리는 고위 관료 몇몇이 힘을 쓰면 충분히 앉힐 수 있는 자리"라고 지적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재경부 고위 관료 출신들의 장단점을 분명히 구분하고 있다. 첫째는 힘 있는 인물이 협회장이 되면 그만큼 편한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나 감독당국의 정책방향 때문에 업계가 부침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힘 있는 인물이 업권 대표 자리에 있으면 우산 역할을 하는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대관 업무(정부 부처 대상 업무) 이외에 업계의 이해와 목소리를 대변하는 입장에서는 재경부 출신들의 한계가 드러난다는 지적이다. 관료 출신들은 업계의 사정에 대한 이해가 얕은데다 기본적으로 관료주의에 익숙해 금융사들과 종종 트러블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것.

금융권 한 고위 관계자는 "재경부 고위 관료 출신에게 기대하는 것은 우리의 목소리를 좀 더 당당히 대변해 주고 중간자적 입장에서 조율해 주는 것"이라며 "그런데 간혹 정부의 입장을 앞장서서 강변하는 경우엔 참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순순한 민간 출신이라면 힘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겠지만 업계에 대한 이해도와 논리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훨씬 나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안승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