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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가 Money?] 전세계 돈줄, 차이나 머니 어디서?

이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2.07 16:50

수정 2014.11.04 14:58

【베이징=차상근특파원】지난달말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러우지웨이(樓繼偉) 회장이 영국 등 선진국의 사회간접자본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혀 유럽각국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러우 회장은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를 통해 “중국의 기업과 투자자는 기존에는 해외 SOC프로젝트에 단순 하청업체로 참여해왔으나 이제는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것에 관심있다”며 “상업적 원칙에 기반을 둔 투자가 양쪽에 ‘윈윈’하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유럽으로서는 중국이 막대한 보유 외환으로 직접 국채매입을 해주면 좋겠지만 대규모 SOC 투자도 저성장 위기를 넘어 경기부양의 불씨를 지피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근로자들의 피땀으로 끌어모은 외환을 부자나라에 퍼주려 한다는 국내의 부정적 여론을 피하는 한편 유럽의 지원요구에 응하면서도 서구의 안전자산을 싼값에 매입해 최대한 자국의 이익을 끌어내는 방안이란 판단이다.

차이나머니가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은 유럽의 국가채무위기를 계기로 더욱 위세를 떨치고 있다. 그 동력은 막대한 무역흑자와 외국인들의 자국내 투자자금 등을 밑천삼아 쌓아올린 막대한 보유외환이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지난 7월말 현재 3조2000억달러(3609조)에 달한다.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1조2000억달러(1353조원) 정도를 미국채에 투자하고 있고 유럽, 일본의 국채도 다수 보유중이며 금도 최근에는 주요 운용수단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2007년 9월 출범한 CIC가 중국의 보유외환중 4100억달러(462조원)를 운용하며 전세계를 대상으로 차이나머니의 위세를 떨치고 있다. 출범초에는 미국내 금융투자를 위주로 했으나 2008년 미국발 위기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방향을 돌려 에너지,광물,농산물과 부동산에 이어 이제는 주요국의 SOC사업 까지 투자할 태세다. CIC 운용자산중 일부만 움직여도 시가총액 150조원대의 삼성전자의 국적을 바꿔놓을 수 있는 상황이다.

CIC 출범에 앞서 중국은 1999년 경제구조 전환의 핵심적 수단으로 저우추취(走出去) 전략을 내놓았다. 해외 우량 기업들과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자국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빠르게 해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였다.물론 불어나는 외환을 안정적,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할 필요성도 있었다.

2002년 27억달러(3조456억원)에 불과했던 대외직접투자액은 2010년까지 9년 연속 연평균 49.9%씩 증가세를 유지하며 688억1000만달러(77조6100억원)으로 불어났다.

작년 전세계 해외직접투자 자금은 1조3200억달러(1488조9600억원)로 전년동기보다 13% 늘었지만 중국은 21.7% 증가했다.

유엔무역개발위원회(UNCTAD)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해외직접투자액은 전세계 투자액의 5.2% 규모로 미국(3289억달러),독일(1048억달러),프랑스(841억달러),홍콩(760억달러)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처음으로 일본(562.6억 달러), 영국(110.2억 달러) 등 전통적인 해외투자 상위국가들을 제쳤다. 한국은 192억달러(21조6500억원)에 그쳤다.

해외투자 누적금액에서는 중국이 아직도 전세계의 1.6%를 차지하며 17위에 그치고 있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차이나머니의 위세는 막강해지고 있다.

중국은 세계 경제가 극심한 혼돈양상을 보인 올해도 10월까지 비금융부문에서만 130개 국가에 2733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년동기대비 14.1% 증가한 462억달러(52조11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하는 왕성한 식욕을 보였다.

중국산업해외발전계획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2013년에는 연간 1000억달러 해외직접투자시대를 맞으며 미국에 이은 글로벌 큰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작년말까지 3172억달러(357조8016억원)를 동원, 178개 국가의 모두 1만6000여개 기업에 투자중이다. 그중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에 각각 2281억달러(전체의 71.9%), 439억달러(13.8%)의 투자잔액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과 호주,캐나다 등지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작년에는 홍콩(385억달러)을 포함한 아시아가 449억달러로 전체의 65%를 차지하지만 유럽은 글로벌기업들을 주된 타킷으로 전년보다 101% 늘어난 67억달러,북미주는 광산 및 제조업 등에 72% 늘어난 26억달러의 투자를각각 기록했다. 호주는 대형 광산,부동산업을 위주로 17억달러를 투자했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박한진 부관장은 “중국은 해외투자부문에서 최근들어 고급기술, 브랜드, 판매망 확보를 위한 선진국기업 인수,해외자원 M&A 대형화,금융부문 해외투자 확대,부분적 M&A 등과 같은 점진적 방식의 확장 등과 같은 질적변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victoria@fnnews.com 이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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